[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한국도로공사의 봄배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2차전서 모두 패해 위기에 몰렸지만 홈에서 열린 3차전서 세트스코어 3-1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여전히 불리한 입장이긴 하지만 4일 다시 한 번 홈에서 열리는 4차전서 승리하면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아직 우승을 포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1~2차전 경기력만 보면 한국도로공사의 반등은 어려워 보였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선수들의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감기 악재까지 선수단을 덮쳤다.
3차전에서는 깜짝 놀랄 경기력이었다. 침묵했던 박정아가 2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지며 승리를 이끌었다. 캣벨도 21득점으로 힘을 보탰고, 미들블로커 배유나까지 16득점을 기록했다. 1981년생으로 여자부 최고령 선수인 정대영은 유효블로킹 8회로 힘을 보탰다.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도 리시브효율 44%, 디그 19회 시도 중 18회 성공이라는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7득점을 기록한 문정원도 21회의 디그로 공수 양면에 걸쳐 힘을 보탰다.
김연경, 김해란 등이 버티는 흥국생명도 노련한 팀이지만 베테랑, 노장이 주축인 한국도로공사의 관록이 더 강한 날이었다.
심지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신예 이예은까지 깜짝 활약했다. 이예은은 3차전서 서브 2득점을 기록했는데 하나 같이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득점이었다. “‘똘끼’가 있고 큰 경기에 강한 선수가 있다. 그런 유형의 선수를 오랜만에 봤다. 본인이 안에 들어가서 앞으로 기대가 된다”라고 말한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말대로 이예은은 살 떨리는 상황에서 담대한 서브로 경기를 좌우하는 큰 역할을 해냈다. 2004년생으로 이제 막 성인이 된 신인이라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존재감이었다.
베테랑에 신예까지 똘똘 뭉쳐 위기를 넘긴 한국도로공사의 목표는 ‘인천행’이다. 김 감독은 “준비를 다시 잘해 인천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4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1승만 추가하면 우승하는 흥국생명이 아직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분위기만 놓고 보면 한국도로공사가 오히려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치열한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분위기, 흐름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3차전서 흥국생명 아포짓 스파이커인 옐레나의 공격성공률이 28%로 크게 추락한 점이 한국도로공사에게는 반가운 지점이다. 옐레나는 1차전 46%, 2차전 59%에 비해 3차전에서의 공격성공률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다시 한 번 옐레나를 봉쇄한다면 한국도로공사는 홈 팬의 열렬한 응원 속 2연승에 도전할 수 있다.
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이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차분하게 침착하게 4차전을 준비한다. 박정아는 “확률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저도 우리가 챔피언결정전에 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예상은 다를 수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의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배유나도 ““인천으로 꼭 간다고 하기보다는 다음 경기에서도 한 점 한 점씩 쌓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인천에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우승 자체보다 4차전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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