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방탄소년단(BTS) 지민은 솔로로도 ‘월드 클래스’다.

지민이 지난달 24일 발매한 첫 공식 솔로 앨범 ‘페이스(FACE)’로 진입조차 어렵다는 미국 빌보드 ‘핫 100’ 정상을 찍고, ‘빌보드 200’ 2위까지 오르며 대중성과 팬덤 모두를 잡았다. 모두 K팝 솔로 가수 최초, 최고 성적이다.

4일, 지민 솔로 앨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가 K팝 솔로 가수 사상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민은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플라워스’(Flowers),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컨트리 가수 모건 월렌의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 시자(SZA)의 ‘킬 빌’(Kill Bill) 등 쟁쟁한 노래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전까지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한 K팝 가수는 솔로와 그룹을 모두 합쳐 방탄소년단이 유일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글로벌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필두로 2021년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까지 총 6곡의 ‘핫 100’ 1위 곡을 보유하고 있다. ‘핫 100’의 종전 최고 순위 가수는 싸이다. 2012년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로써 지민은 그룹으로서도, 솔로로서도 ‘핫 100’ 정상을 차지한 유일무이한 아티스트가 됐다. 빌보드 ‘핫 100’은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횟수,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가 산출된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주간 집계(3월 24일~30일)에서 다운로드와 CD 판매량 합산 25만 4000건, 스트리밍 횟수 1000만 건 및 6만 4000 라디오 방송 횟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민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도 2위로 직행하며 해당 차트에서 최고 순위를 찍은 솔로 가수로도 등극했다. ‘빌보드 200’이 팬덤의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면 ‘핫 100’은 실제 음원이 현지에서 어느 정도 대중성을 확보했느냐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빌보드 차트 집계 방식이 음원 중복 다운로드 횟수를 주 1회로 축소시키면서 팬덤형 가수들에게 다소 불리하게 개편됐다. 차트 개편 이후 ‘핫 100’ 1위를 여섯 번이나 올렸던 방탄소년단 역시 ‘옛 투 컴’으로 ‘핫 100’ 정상을 수성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앞선 빌보드 차트 개편이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K팝 아이돌 팬덤 겨냥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그만큼 K팝이 현지 라디오 에어플레이 장벽을 깨기 어려웠던 만큼, 지민의 ‘핫 100’ 1위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 4세대 걸그룹의 ‘핫 100’ 진입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민이 1위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K팝에 대한 ‘핫 100’ 문턱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의 기록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민의 솔로 앨범 ‘페이스’는 발매 첫날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최초의 K팝 솔로 가수로 등극했다. 한터차트 집계 기준으로 ‘페이스’는 발매 첫날에만 102만여장이 팔렸고 초동 판매량은 145만여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방탄소년단 멤버의 솔로 앨범 중 최다 초동판매량 수치에 해당한다. 앨범 판매량이 곧 팬덤의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기는 만큼, 지민의 개인 팬덤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또한 지민은 ‘라이크 크레이지’로 빌보드와 함께 양대 팝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차트의 싱글 차트 톱100에 8위로 진입하며 K팝 솔로 가수 최고 데뷔 순위를 자체 경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 입대를 시작으로 이들의 상승세가 꺾일 거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민을 비롯해 먼저 입대한 진, 입대를 앞둔 제이홉, 슈가, RM 등 솔로 활동으로 그룹 활동 때 펼치지 못한 음악성과 더불어 파급력까지 입증해내며 K팝의 전무후무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