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UFC에 또 하나의 별이 졌다. 20년간 격투 팬들을 즐겁게 했던 호르헤 마스비달이 은퇴를 알렸다.

웰터급 랭킹 5위 길버트 번즈(36·브라질)가 랭킹 11위 ‘돌아온 악동’ 호르헤 마스비달(38·미국)을 상대로 3라운드 심판 전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길버트 번즈와 호르헤 마스비달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287: 페레이라 vs 아데산야 2’ 대회 코메인 이벤트에서 웰터급 경기로 맞붙었다.

마스비달과 번즈는 지난 ‘UFC 286’에서 웰터급 챔피언 자리를 지켜낸 리온 에드워즈(31·영국)에게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는 다음 타이틀 도전권을 콜비 코빙턴(35·미국)에게 주겠다는 생각이다.

마스비달과 번즈는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준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비달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번즈는 지난 1월 열린 ‘UFC 283’에서 닐 매그니(35·미국)를 상대로 1라운드 암 트라이앵글 초크로 손쉽게 이겼고, 이번이 3개월 만의 복귀전이다.

반면 마스비달은 카마루 우스만에게 2연패에 이어 지난해 콜비 코빙턴에게 만장일치 판정패하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3월에는 콜비 코빙턴을 식당에서 기습 폭행한 사건으로 마이애미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약 1년 만에 복귀전을 치르는 마스비달은 이번 대결에서 질 경우 은퇴를 암시했다.

마스비달과 번즈는 스타일도 극명하게 갈린다. 번즈가 IBJJF 세계 주짓수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의 엘리트 주짓떼로인 반면, 마스비달은 길거리 싸움꾼 출신이다. 현재 303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마스비달은 네이트 디아즈와 ‘가장 나쁜 X’을 겨루는 BMF 타이틀전에서 승리한 바 있다.

마스비달은 번즈를 향해 “사적인 감정은 없지만 흠씬 두들겨 패주겠다. 널 KO시킬 것”이라고 도발했다. 번즈는 “마음에 든다. 계속 같은 기세로 덤벼라. 여러분(마이애미 관중들)이 사랑하는 이 친구를 죽이겠다”라고 받아쳤다.

8일(한국시간) 열린 계체 행사에서 길버트 번즈는 170파운드(77.11kg), 호르헤 마스비달은 171파운드(77.56kg)으로 통과했다.

경기 당일 현장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깜짝 방문해 옥타곤 바로 앞에서 지켜봤다.

1라운드에서 번즈는 마스비달을 적극적으로 압박하지 않고 스탠딩 타격전으로 응수했다. 마스비달은 잽과 킥 콤보로 치고 빠졌고, 번즈는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앞으로 전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번즈는 10초를 남기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 번즈는 본격적으로 마스비달을 그라운드로 끌고 갔다. 마스비달은 케이지에 몸을 기대 일어서려 했지만 번즈의 그립은 견고했다. 20여 초를 남기고 간신히 빠져나온 마스비달은 체력이 소진된 모습이었다.

마스비달의 뒷차기에 맞서 번즈는 정확한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을 여러 차례 적중시켰다. 마스비달은 크게 휘청이며 뒤로 물러섰고 카운터를 노렸으나 소득은 없었다. 마스비달은 번즈의 테이크다운에 무기력하게 끌려 내려갔다. 번즈는 경기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3라운드 심판 전원 만장일치 판정승(30-27, 30-27, 29-28)을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번즈는 “마스비달은 여전히 마이애미의 왕이다”라며 마스비달을 인정했다. 이어서 “리온 에드워즈와 콜비 코빙턴의 승자 중에 꼭 붙여달라”라고 요구했다.

마스비달은 20년 전 마이애미 대회에 왔었던 날을 떠올리며 마이애미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전했다. 마스비달은 경기 전 예고했던 대로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이로써 길버트 번즈는 2연승으로 총 전적 27전 22승 5패를 기록했다. 호르헤 마스비달은 52전 35승 17패로 길었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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