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롯데 루키 김민석(19)이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괜히 ‘제2의 이정후’라 불리는 선수가 아니다. 재능은 확실하다. 더 놀라운 쪽은 ‘멘탈’이다. ‘프로 2회차’ 느낌이 난다.
김민석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잭 렉스-안치홍과 함께 나란히 2타점씩 만들었다. 데뷔 첫 2루타도 쳤다. 자신의 통산 1호 장타 신고다. 1회에는 이재현의 큼지막한 타구에 뒤로 따라붙어 머리 위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14일에도 강민호의 큰 타구를 잡아내기도 했다.
올시즌 9경기에 출전해 22타수 6안타, 타율 0.273, 5타점 5득점, 출루율 0.385, 장타율 0.318, OPS 0.703을 기록중이다. 신인 타자들 가운데 가장 출중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석은 좋은 경기를 하고도 아쉬움부터 말했다. “첫 두 타석에서 삼진과 땅볼을 쳤다. 수아레즈 선수와 붙어보니 정말 공이 좋더라.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병규 코치님과 더그아웃에서 이야기를 했다. 속구 타이밍만 맞추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생각을 했는데 투수가 바뀌었다. 극단적으로 타이밍을 앞에 놓고 친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결과가 잘 나왔다”고 덧붙였다.
데뷔 첫 2루타라고 하자 “파울이 될 줄 알았다. 슬라이더였던 것 같다. 앞에서 치려고 하다 보니까 앞에서 진짜 걸렸다. 왼손 투수의 공은 그렇게 쳐야 하는 것이 맞다.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수아레즈 대응책을 세웠는데 좌완 이상민을 상대로 데뷔 첫 2루타를 날렸다. 어쨌든 접근법은 동일했다. ‘앞에 놓고 친다’로 갔고, 성과를 냈다.
1군의 맛도 조금씩 보고 있다. 쉽지 않단다. “고교 때 오태근 감독님께서 ‘이정후도 초반에 잘하다가 갈수록 안 되면서 힘들다고 전화 왔다’고 했다. 그땐 ‘뭐가 힘들지? 그냥 하면 되는데’ 라고 생각했다. 막상 해보니까 힘들더라”며 웃었다.
아울러 “야간 경기를 하고, 9이닝 풀로 뛰고 하다 보니 몸이 힘들다. 잘 안 챙겨먹던 비타민도 잘 챙겨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잠도 많이 자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응책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인생 2회차’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이유가 있고, 능수능란한 이들을 뜻한다. 김민석이 그렇다. ‘프로 2회차’ 정도 되겠다.
나름의 비결이 있다. “나도 아직 많이 떨린다. 야구장에서는 신인이 아니라 ‘1군 선수’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축되기는 하는데 속으로만 그렇다. 겉으로 표시를 내지 않으려 한다. 많이 웃어야 플레이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 목표였다. 퓨처스로 내려가도 가서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운 좋게 기회가 왔다. 최대한 내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후회하지 않겠다. 최대한 많은 안타를 치고, 많이 출루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휘문고 출신으로 202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비교되는 선수는 키움의 이정후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선 선수. 마침 휘문고 선배이기도 하다.
김민석이 이정후의 길을 걷는다면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가 될 수 있다. 일단 멘탈을 보면 이정후가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