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같이 잘 해서 아시안게임에 함께 뽑혔으면 좋겠다.” (KIA 타이거즈 최지민)

“나도 같이 가고 싶다. 같이 가면 좋은 추억 많이 쌓을 수 있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롯데 투수 김진욱(21)과 KIA 투수 최지민(20)은 강릉고등학교 야구부 1년 선후배 사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좌완 원투 펀치를 이루며 2020년 대통령배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빼어난 실력 덕분에 두 사람은 1년 차이로 나란히 각 소속팀에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프로행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프로에 입단한지 3년도 안 돼서 팀의 주축 불펜으로 성장했다. 급성장이다. 소속팀 활약을 발판삼아 항저우까지 겨냥하는 기세다.

김진욱은 제구가 잡혔고, 최지민은 구속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진욱은 올시즌 11경기 나와 평균자책점(ERA) 0.00을 기록하고 있다. 12.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팀이 9연승을 질주하는 동안 불펜에서 핵심이 됐다. 김진욱의 피안타율은 0.103에 불과하다.

최지민은 140km대 초반에 그쳤던 포심이 150km까지 향상됐다. 1년 만에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5㎞정도 향상됐다. 지난달 29일 잠실 LG전서 150km를 뿌렸다. ERA도 안정적이다. 11경기 나와 2.03을 기록하고 있고, 특히 최근 7연속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진욱은 제구를 잡기 위해 비시즌 기간동안 휴식도 반납하고 개인훈련에 매진했다. 중심 이동과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가져간 것.

김진욱은 “지난해엔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일정하게 잘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중심 이동이나 하체를 쓰는 법을 일정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구 제구가 좋아지면서 카운트 싸움이 잘된다. 변화구를 앞에 던져놓고 속구를 쓰니까 잘 먹히는 것 같다”고 최근 호투 비결을 밝혔다.

이런 노력이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올해 경기당 볼넷은 5.68개로 크게 줄었다. 제구가 잡히니 1이닝당 투구 수도 16.1개로 감소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김진욱은 성장과정에 있는 선수”라며 “마운드에서 싸우려는 의지를 봤다.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들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후퇴하진 않았다”며 그의 성장세를 칭찬했다.

최지민도 구속 향상을 위해 색다른 훈련을 감행했다. 그는 “지난해 2군에서 손승락 퓨처스 감독님과 드라이브라인 방식 등 그동안 하지 않았던 훈련을 했다. 그랬더니 투구 자세에서 꼬임 효과가 생기며 구속 상승까지 이어졌다. 시속150㎞가 전광판에 찍히길래 기분이 좋았다”라며 미소 지었다.

KIA 김종국 감독도 최지민에 호평 일색이다. 김 감독은 “(최)지민이가 구위가 좋아서 좌타자뿐만 아니라 우타자를 상대로도 강점이 있다. 향후 선발 혹은 마무리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두 사람은 최근 KBO가 발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 180인에 포함됐다. 최지민은 “솔직히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에 기대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지금보다 더 잘해서 당당하게 대표팀에 발탁되고 싶다. 개인적으로 구속은 더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등학교 선배인 (김)진욱이 형과 함께 잘해서 대표팀에 같이 뽑혔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RA 0.00’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진욱과, 좋은 모습으로 가파르게 구속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최지민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보는 이도 즐겁다. 4월의 활약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정조준한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