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90분 무(無)교체? 문제가 없으니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무대에서 단 1장의 교체 카드로 쓰지 않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맨시티) 감독의 답은 단순했다.

맨시티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2022~2023시즌 UCL 4강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맨시티는 전반 36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중거리포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2분 케빈 데 브라위너가 역시 중거리 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엘링 홀란을 세우고 좌우에 잭 그릴리쉬, 베르나르두 실바를 배치했다. 데브라위너와 일카이 귄도안, 로드리로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수비 라인은 마누엘 아칸지, 루벤 디아스, 존 스톤스, 카일 워커로 꾸렸다. 주전 골키퍼로는 에데르송이 나섰다.

전체적으로 레알 마드리드가 안방에서 볼 점유율을 높이며 맨시티를 공략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슛 수에서 13-10으로 레알에 앞섰다. 그만큼 효과적으로 방어한 뒤 실리적인 공격을 펼친 것인데, 과르디올라 감독은 원정 1차전인 만큼 ‘지지 않는 경기’에 주력한 것처럼 교체 카드를 1장도 쓰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썼다.

축구 데이터업체 ‘옵타’에 따르면 UCL 4강전에서 교체 카드를 전혀 쓰지 않은 지도자는 지난 2007년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AC밀란을 상대했을 때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두 번째다. 16년 만이다.

사실 이날 ‘득점 괴물’ 홀란은 레알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세르히오 아게로는 영국 ‘스포츠바이블’을 통해 “왜 과르디올라 감독이 알바레즈를 투입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와 인터뷰에서 “경기장에 있는 선수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실바와 그릴리쉬가 공을 지킬 수 있었고, 그건 우리가 필요로 한 것이었다”며 “경기가 지나치게 치열해져서 그들과 대등한 수준이 아니었다면 교체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소 목표인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얻을 흐름에 무리한 교체 카드는 독이 되리라고 여겼다.

4강 1차전 무교체 전략의 성공 여부는 결국 2차전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됐다. 양 팀의 2차전은 오는 18일 오전 4시 맨시티 안방인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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