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김민규기자]T1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3’ 결승을 향한 관문에서 중국(LPL)의 징동 게이밍과 맞붙는다. 낯설지 않은 그림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해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4강에서 T1이 징동 게이밍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한 것.
악연이라면 악연, 인연이라면 인연이라 할 수 있는 두 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첫 국제대회인 MSI 결승고지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만나게 됐다. 그야말로 ‘어게인 2022’다.
징동 게이밍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MSI 2023’ 브래킷스테이지 승자전 2라운드에서 빌리빌리 게이밍과 ‘LPL 내전’을 펼친 결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징동 게이밍은 승자전 3라운드에 올라, 선착해 기다리고 있던 T1과 오는 18일 결승직행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날 징동 게이밍은 LPL 1번 시드다운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 LCK 서머 결승에서 ‘젠지’란 이름으로 팀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이 징동 게이밍으로 이적하면서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박재혁이 합류한 징동 게이밍은 올해 스프링 시즌에서 정규리그 1위와 더불어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도 빌리빌리 게이밍을 상대로 각각 세트스코어 3-2, 3-1로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MSI에서도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이유다.
비록 LCK 스프링 왕좌에 오르지 못했지만 T1이 세계 최강 팀으로 꼽히는데 이견은 없다. 실제로 T1은 지난해 LCK 스프링 우승, 서머 준우승에 이어 국제대회인 MSI와 롤드컵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비록 우승에는 닿지 못했지만 사실상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팀의 상대전적은 지난해 롤드컵 4강이다. 당시 T1이 징동 게이밍을 3-1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다만, T1은 지난해 멤버 그대로인 반면, 징동 게이밍은 박재혁을 데려오며 전력이 더 강해진 상태. 그러나 팀워크만 본다면 T1이 분명 우위다. 거듭해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전설인 ‘페이커’ 이상혁을 필두로 한 T1이 지난해 롤드컵 결승진출 드라마를 재현할 수 있기를 팬들은 응원한다.
이와 함께 오는 17일에는 젠지와 북미(LCS)의 클라우드9이 패자전 2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젠지가 결승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선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 상대전적에선 젠지가 4승1패(세트기준)로 우위에 있다. 전문가 예상에서도 젠지의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
그래도 방심할 순 없다. C9에는 ‘버서커’ 김민철과 ‘에메네스’ 장민수 등 2명의 한국 선수가 주전으로 활약하며 C9을 패자전 2라운드에 올려놨기 때문. 젠지가 C9를 제압하면 빌리빌리 게이밍과 유럽(LEC)의 맹주 G2 e스포츠의 승자와 패자전 3라운드에서 맞붙게 된다.
대망의 결승이 다가오면서 MSI 2023의 열기도 무르익고 있다. 결승에서 T1과 젠지가 만나 ‘LCK 내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2017년 이후 MSI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한국이 올해 6년 만에 MSI 왕좌를 탈환할 수 있기를 기대할 만 하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