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영화 ‘베테랑’이 현실이 됐다. 경찰은 19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아인 자신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베테랑’에서 “어이가 없네”란 명대사를 남겼던 망나니 재벌3세 조태오가 마약, 폭행 등 현행범으로 걸려 끝내 경찰의 철퇴를 받은 모습을 연상케 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유아인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및 대마·코카인·케타민·졸피뎀 등 마약 5종 투약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유아인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으며 투약한 마약 종류도 여러 가지라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유아인의 구속여부는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한 뒤 다음 주 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아인의 프로포롤 상습 투약 정황을 포착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식약청은 프로포폴 상습투여 의심자 51명을 수사 의뢰하며 “유아인이 아니라 엄홍식(유씨의 본명)을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명 연예인을 특정해 수사의뢰한 게 아니라 통상적인 관리 감독 하에서 혐의가 포착됐다는 의미다.
유아인 측은 수사 초반, 피부과·정형외과 등 진료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주장했지만 소변과 모발검사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설상가상 유아인의 의료기록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유아인 측은 여전히 프로포폴과 케타민 등은 치료 목적이었으며 특히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채로운 연기와 자유로운 발언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유아인의 이면이 마약으로 찌들었다는 사실에 대중은 분노했다.
유아인이 광고모델을 맡은 브랜드들도 ‘손절’에 들어갔고 그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영화 ‘승부’,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는 공개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지옥2’는 유아인에서 김성철로 배우를 변경했다.
한편 경찰은 유아인 수사과정에서 그의 지인인 유명 미술 작가와 유튜버, 미국국적 남성 등 4명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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