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런던=김민규기자]“아직 부족하다. 라인 전을 더 잘하고 싶다.”

‘룰러’ 박재혁(25)이 자신의 LoL e스포츠 우승 커리어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완성했다. 박재혁은 지난 2017년 삼성 갤럭시(현 젠지의 전신)소속으로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해 LCK 서머 결승에선 첫 LCK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중국의 징동 게이밍(JDG)으로 이적해 올해 ‘MSI’까지 석권했다.

JDG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3’ 결승전에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JDG는 팀 창단 후 첫 국제대회 우승을 달성했고 그 중심에는 ‘룰러엔딩’의 주인공 박재혁이 있었다.

어느덧 데뷔 7년차를 맞았다. 그동안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왔지만 유독 국제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7년 롤드컵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다. 두 번째 국제대회 우승을 중국 팀 소속으로 이뤄냈다.

경기 후 가진 우승 인터뷰에서 박재혁은 “그동안 나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국제대회에 나가서 8강, 4강쯤 올라가면 항상 ‘내가 정말 이길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졌다”며 “이번 대회에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하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한 ‘세체원(세계 최고 원거리 딜러)’ 평가에 대해선 스스로를 낮췄다.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그는 “세체원은 이른 것 같다. 아직 남은 대회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나보다 라인 전을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라인 전을 더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우승의 기쁨을 충분히 다 표현해도 부족할 터인데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담담하게 얘기하는 모습에서 한층 더 성숙함이 묻어났다.

이와 함께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 MSI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한발 더 다가선 것도 사실. 더욱이 그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열린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발탁된다면 어떻게 할까.

박재혁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확실히 (국가대표 발탁에)한발 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다만, 소속 리그가 LPL이라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고 있다”며 “발탁되면 너무나 큰 영광이다. 사실 예전 아시안게임에서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데 이번에 꼭 씻고 싶다”고 국가대표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LPL 진출 첫해 스프링 시즌 우승에 이어 MSI 우승까지 이뤄냈다. 명실상부 LPL 우승팀 원거리 딜러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발탁 여부는 미정이지만 박재혁이 지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이루지 못한 ‘금빛사냥’에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