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라는 사각틀을 벗어나 공간이라는 틀을 자신의 화폭으로 삼으려는 김지희 작가의 ‘UNKNOWN SCENE’ 개인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작가노트에서 그는 “Unknown Scene은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다. 그곳은 우주 안의 한 행성일 수도 있고 사이버 공간의 가상세계일 수도 있다. 특히, 가상의 공간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곳을 정확한 지점으로 느낄 수 없다.

나는 그것으로부터 생긴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을 공간의 왜곡을 통해 표현한다. 그 곳은 실제 앞뒤 관계와 원근감에서 벗어난 모순적인 공간이다. 그림 속 흐르는 이미지들은 사각 프레임을 벗어나 캔버스 안에 쌓여있는 층과 층사이의 공간을 넘나들며 유동적인 풍경을 만든다. “라고 이야기 한다.
평면에 구현되는 회화이지만 공간에서 그의 예술세계를 접목하려는 그의 시도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회화를 전공한 김지희 작가는 익숙한 풍경에서 느낀 생경한 감정을 주제로 낯선 공간을 그린다. 그곳은 좌표에 없거나 혹은 좌표가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다. 물리적으로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우주 혹은 가상의 공간과도 같이 경계를 불명확하고 모호하게 표현한다. 회화 안의 이미지 층의 중첩과 분리, 회화의 다양한 보여주기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작가는 Unknown Scene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만난 고요한 풍경에서부터라고 한다.
그는 “잠시 정차한 밀양역에서 받은 인상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이 강렬한 이미지였고 밀양의 풍경은 산과 들이 펼쳐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 익숙한 풍경에서 느껴지는 유난히 고요한 적막감에서 느껴지는 불안한 심리를 작품 안에 표현했다. 멀리서 바라본 풍경이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특정할 수 없으며,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곳에서 낯설고 묘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들은 현실에는 존재하지만 실체를 정확하게 경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불확실하게 느껴진다” 고 말한다.
김지희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 ‘UNKNOWN SCENE’은 서울 마포구 데스커디자인스토어 1층 Starter‘s Gallery에서 5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동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지희 작가는 회화 안의 이미지 층의 중첩과 분리, 회화의 다양한 보여주기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고 2011년부터 현재 서울교대 미술영재 교육원 강의도 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