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청라=장강훈기자] 핀을 향해 거침없이 샷을 날리는 겁 없는 소녀. 골프팬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최혜진(24·롯데)이 돌아왔다.

최혜진은 2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2·672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7개와 보기1개를 바꿔 6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선두 정윤지에 2타 뒤진 단독 2위로 무빙데이에 나선다.

밝은 표정으로 믹스트존에 들어선 최혜진은 “보기없는 라운드가 목표였는데 보기 1개를 해서 아쉽다. 그래도 좋은 샷이 많이 나왔고, 감각도 괜찮아서 만족스러운 하루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어제오늘 공격적으로 치려고 노력했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강했다”며 “원하는 곳보다 멀리가면 다음 샷 거리가 짧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식으로 생각을 했다. 실수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을 노리는 최혜진은 “다양한 코스, 다양한 기후에서 대회하면 수세적으로 변할 때가 있다. 페어웨이를 지켜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똑바로만 치려는 등 스윙을 만드려는 경향이 생긴다”며 “이런 샷을 반복하면 몸이 기억한다. 압박감 탓에 클럽을 편하게 휘두르는 느낌이 없었는데, 지난주 대회(E1 채리티오픈)부터 자신있게 휘두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틀간 버디 10개를 잡아낸 만큼 느낌은 좋다. 그는 “몸을 쓰는 것도 괜찮고 템포도 끊기지 않고 백스윙부터 피니시까지 잘 이어진다. 어제도 감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좋았다. 이 느낌을 3라운드에서도 잘 이용해야 최종라운드까지 기세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LPGA투어에서만 10승을 따낸 최혜진은 아직 후원사 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다. 주 활동 무대가 LPGA투어인 만큼 기회가 왔을 때 롯데 로고가 새겨진 트로피를 수집하는 것이 목표다.

베어즈베스트 청라GC는 바람이 많은 곳이다. 러프도 길고 질겨 페어웨이를 사수하는 게 중요하다. 최혜진은 “긴 러프에 볼이 잠기면 레이업해야 하는 홀도 있다. 볼 상태가 나쁘지 않으면, 클럽 페이스를 살짝 열고 가파르게 내려친다는 기분으로 스윙하면 러프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팁을 공개했다. 그는 “그래도 그린이 볼을 어느정도 받아주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샷할 수 있어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잦은 비행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최혜진 역시 “짧은 비행도 몸에 무리가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문 트레이너에게 관리도 받고, 훈련으로 몸에 걸린 부담을 덜어내는 것도 LPGA투어에서는 중요한 루틴”이라고 귀띔했다. 모처럼 국내에서 시차나 장거리 이동 고민 없이 대회를 치르니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는 “경기 후 맛있는 거 먹고 자동차로 집에 가서 편하게 쉬는 게 이렇게 좋을줄 몰랐다”면서도 “국내 대회에 언제 나오게 될지 모르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