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손준호 구금 나도 마음 아프다, 100% 서포트 의미.”

6월 A매치 2연전(페루·엘살바도르)을 대비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중국 공안에 구류된 상태로 3주째 수사를 받는 손준호(산둥 타이산)을 소집 명단에 포함한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A매치 2연전 대비 23명 축구국가대표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손준호를 집어넣었다.

중국 현지 언론이 승부조작 연루 가능성을 언급해온 가운데 손준호는 공안으로부터 수사받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그가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최근 축구협회는 현지 상황을 파악하려고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사내 변호사를 중국에 파견했다.

소집 불확실성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그를 대표팀 소집 명단에 넣었다. 그는 “협회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정확하게 그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를 알 순 없다. 그러나 지난 3월 2경기에서 보인 경기력은 팀에서 그리울 것”이라며 “기도하고, 최대한 그가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가 해야할 역할이다. 손준호도 그런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다소 무리하게 손준호를 포함한 것 아니냐는 견해에 대해서는 “우리가 100% 서포트하고 있음을 알게 하고 싶다. 사실 이 명단이 다음주 소집할 때 바뀔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집 전까지) K리그는 주중, 주말 경기가 남아 있다.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각각 부상, 기초군사훈련 입소로 빠지는 김영권(울산) 정우영(알 사드) 김민재(나폴리) 등 수비진엔 박용우(울산)와 안현범(제주) 등을 새롭게 뽑았다. 또 공격 지역엔 벨기에 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홍현석(헨트)을 선발해 눈길을 끌었다. K리그1 득점 선두인 주민규(울산)는 발탁되지 않았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이끈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후임으로 올해부터 한국 축구 수장직에 부임한 그는 지난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우루과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단, 당시엔 부임 초기인 만큼 월드컵 16강 멤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치른 콜롬비아와 한국 사령탑 데뷔전에서 2-2로 비기고, 3월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과 겨뤄 1-2로 졌다. 이번 6월 소집 명단은 자신의 공격 지향적 축구 색채를 표현하는 본격적인 장이다. 더불어 내년 1월 예정된 ‘1차 미션’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을 대비하는 과정이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6월 A매치 대비 23명 명단을 구성했는데.

경기는 늘 기다려진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우루과이 2경기했는데 좋은 경기를 한 기억이 있다. 물론 경기력이 좋았지만 결과는 얻지 못했다. 6월 2경기에서 또 한 번 선수를 알아가고 (아시안컵 등을) 준비하는 장이 될 것이다. 지난 두달간 (유럽에서) 많은 구단을 오가며 선수를 만났다. 김민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스쿠데토를 들어올린 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자랑스러웠다. 그는 평생 그 기억속에 살아가게 될 것이다. 또 토트넘에서 손흥민, (셀틱 원정인) 킬마녹에서 오현규의 경기도 봤다. 그는 후반 교체 선수로 활약했는데 우승트로피도 많이 들어올리고 득점도 많이 했다. 그리고 홍현석도 있다. 올 시즌 상당히 (벨기에)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선수다. 그를 직접 만나는 등 바쁜 두달을 보냈다. 대표팀에서는 어린 선수도 키워야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하는 24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도 소통하고 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1월) 아시안컵이나 그때까지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 손준호가 명단에 포함됐다. 중국 공안에 구류된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상당히 나 역시 마음이 아프다. 협회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지속해서 손준호를 응원하고 돕고 있다. 정확하게 그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를 알 순 없다. 그러나 지난 3월 2경기에서 보인 경기력은 팀에서 그리울 것이다. 기도하고, 최대한 그가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가 해야할 역할이다. 손준호도 그런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만약 A매치 전에 구류가 풀려도 정상 컨디션이 아닐 것 같은데?) 우리가 100% 서포트하고 있음을 알게 하고 싶다. 사실 이 명단이 다음주 소집할 때 바뀔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집 전까지) K리그는 주중, 주말 경기가 남아 있다.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24세 이하(U-24) 대표팀 중국 친선 경기도 있다. 변화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

-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의 변화가 눈에 띈다. 원두재, 박용우가 포함됐는데. 기존 월드컵 16강 멤버인 정우영은 빠졌다.

정우영은 시즌이 끝나고 작은 수술을 받아서 부상으로 이번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유럽에 가기 전에 K리그 경기를 많이 봤는데 김천 경기를 봤다. 상무라는 군 팀의 특징이 있는데 많은 공부를 했다. 코치진과 대화도 했다. 직접 본 선수를 발탁하게 됐다. 차두리 어드바이저의 조언도 받았다.

- 이번 명단 구성에서 U-24 대표팀과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아는데.

황선홍 뿐 아니라 김은중 감독과도 대화한 적이 있다. U-20 대표팀은 출국 전 연습경기도 봤다. 우리 명단에 프라이부르크의 정우영이 빠져 있는데 그런 부분(U-24 합류)을 말할 수 있다. 황 감독이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9월에도 지속해서 대화할 것이다. 정우영은 U-24에 가 있지만 부상자가 발생하면 우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 김민재와 김영권이 각각 기초군사훈련, 부상으로 빠져 있는데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수비 지역에 안현범을 발탁한 이유는.

대표팀 감독으로 부상이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 등 변수가 늘 어렵다. 내 역할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3월과 비교해서 수비진 변화가 크긴 하다. 대표팀 경기력의 지속성, 리듬이 따랐으면 하는데, 이번 6월엔 어려울 것 같다. 안현범은 직접 경기를 본 건 아니다. (다가오는) 토요일에 볼 예정이다. 스피드가 좋고 일대일에 강하고 저돌적이며 측면 플레이가 좋다더라. 그런 점은 이강인도 마찬가지다. 그런 선수를 보면 기분이 좋다. 새로오는 선수가 잘했으면 한다. 긴장할 수 있지만 선수와 대화를 통해 100%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다.

- 지금까지 K리그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대표팀 풀은 얼마나?

새 리그를 관전하는 건 흥미롭다. K리그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 각 구단 선수, 지도자의 스타일을 배우고 있다. 어느 리그든 좋은 경기도 있고, 지루한 경기도 있다. 최대한 (대표팀) 풀은 좁히려고 한다. 또 개인적으로는 연령별 대표팀은 A대표팀 선수를 배출할 기반이 된다. 17세, 20세, 24세. 이 선수들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해서 대표팀 일원이 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6월 A매치 2연전 축구국가대표 23명 소집 명단

GK -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 박지수(포르티모넨세) 김주성(서울) 권경원(감바 오사카) 안현범(제주) 김진수(전북) 이기제(수원) 설영우(울산)

MF - 손준호(산둥) 홍현석(헨트) 원두재(김천)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박용우(울산) 이강인(마요르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나상호(서울)

FW -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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