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천만 흥행대작 ‘베테랑’(2015)의 류승완 감독이 코로나19 펜데믹을 뚫고 360만 관객을 모았던 ‘모가디슈’(2021) 이후 2년만에 신작 ‘밀수’로 돌아왔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류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깔리며 펼쳐지는 해양범죄활극으로 여름시장을 겨냥한 유쾌통쾌 수중액션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다와 도시를 오가는 배경 속에서 밀수판을 이끄는 인물들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김혜수·염정아·조인성·박정민 등 원톱 주연배우들의 멀티캐스팅으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기획할 때부터 김혜수와 염정아가 딱 떠올랐다. 영화 만들 때 설명이 안 되는 때가 있다. 다른 배우들은 내가 이런 영화를 준비한다고 이야기했고, 관심 있다는 이야기에 대본을 주고, 그러다 보니 현장에 와 계셔서 반갑게 인사했다. 영화를 보면 대체불가한 배우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에서 김혜수는 생계를 위해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 역, 염정아는 춘자의 절친으로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 역을 선보인다. 두 사람이 영화에서 만난 건 ‘밀수’가 처음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호흡에 대해 “최고의 파트너 였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수는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다. 염정아 씨의 연기를 정말 좋아해서 영화와 드라마를 거의 다 본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이에 염정아도 “어떤 현장보다 행복했고 지금 생각해도 그리울 정도로 눈물이 핑 돈다. 그 중심에 김혜수 선배가 있었다. 같이 한다는 이야기에 소리 지르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라고 화답했다.
과거 수중촬영에서 겪은 트라우마를 갖고있는 김혜수와 수영을 못하는 염정아 모두 상당한 분량의 수중촬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김혜수는 지난 2012년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촬영 중 수갑을 찬 채로 자동차가 물에 잠기는 장면을 찍으며 공황장애를 겪었노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공황(장애)이었다. ‘밀수’ 출연 제안을 받고 감독님이 보여주신 수중 영상만 봐도 공황이 왔다”라면서 “촬영 전 수중 훈련도 참여를 거의 못했다. ‘소년심판’ 촬영 중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혜수는 “그만 둬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배우들이 너무 잘하는 걸 보고 공황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감독님도 저를 배려해 주셔서 잘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염정아도 “평소 물도 싫어하고 수영을 해본 적도 없는데 ‘밀수’에 너무 출연하고 싶었다. ‘닥치면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단 시작했고 결국은 했는데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함께한 해녀들의 도움이 컸다. 항상 소리치고, 박수치고, 울어주면서 함께하는 분위기였다. 덕분에 잘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모가디슈’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조인성은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역을 맡았다.
이날 조인성은 ‘밀수’ 출연 과정에 대해 “영화의 제일 중심에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을 제외하곤 감독님 주변에 시간되는 사람들이 모여 촬영을 진행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는데 ‘뭐하냐’ 하셔서 논다고 했더니 ‘그렇게 놀면 안 된다’라더라. 현장에 오라고 하셔서 갔고 찍으라고 해서 찍었고 지금 이 자리에 앉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전작 ‘모가디슈’와 어떤점이 다른지에 대한 질문에 “그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한국말로 오랜만에 연기를 했다”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그때보다는 진중하고 날카롭고 표독스러운 모습들을 영화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옆에 있던 김혜수는 “조인성의 액션이 정말 멋있는데 제일 멋있는 건 얼굴이다. 깜짝 놀랐다”라고 말해 즐거움을 안겼다. 조인성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마음껏 보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사람은 지난해 방송된 tvN 시골슈퍼영업예능 ‘어쩌다 사장’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박정민은 조춘자와 엄진숙 사이에서 찍 소리 한번 못내본 막내 장도리 역을 맡았다. 김혜수는 “박정민의 영화도 꽤 많이 봤는데 박정민의 영화 중에 ‘밀수’가 최고다. ‘밀수’의 장도리를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수는 군천 밀수판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이들을 잡아들이는 세관계장 이장춘 역으로 활약한다. 총기 액션을 소화한 김종수는 “왜소해 보이지만 해병대 출신이다. 실제 총을 쏴본 느낌을 내려고 했다. 류승완 감독에게 칭찬 받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라고 밝혔다.
다방 마담 고옥분으로 변신한 고민시는 “독특한 캐릭터였으면 했다. 시대 배경이 고스란히 담기면서도 고옥분의 개성이 뚜렷하게 보일 수 있게끔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지금의 고옥분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류승완 감독은 “시대가 변하고 관객 분들이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무작정 그것만 고수할 수는 없겠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전히 극장에서 관람을 하셔야 만든 사람의 의도가 100% 전달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면서 “큰 스크린과 음향 시설이 갖춰져 있는 영화관에서 같은 긴장과 감정의 흐름을 공유하는 것은 집에서 관람할 때는 느낄 수 없는 영화적 체험”이라며 극장 관람을 적극 추천했다.
한편 믿고 보는 류승완 감독과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는 ‘밀수’는 7월 26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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