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천=정다워기자] 남자배구대표팀의 정지석(대한항공)은 어느 때보다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정지석은 21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7~9월 이어지는 대표팀 일정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남자배구대표팀은 7월 아시아배구연맹(AVC)컵,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아시아 대회를 연달아 소화한다.

정지석은 지난해 5월 대한배구협회로부터 ‘대표 선수 강화 훈련 1년 자격 정지’ 처분받았다. 2021년9월 데이트 폭력과 불법 촬영 등에 관한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고소인과 법적 쟁점에서 합의했고, 고소 취하서를 지난해 10월 제출한 후 검찰의 기소 유예 처분받았다. 협회로부터 받은 징계도 해제돼 정지석은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정지석은 “솔직히 뽑힐 줄 몰랐다. 다시 기회를 얻어 영광스럽다. 침체한 남자배구가 반등하도록 돕고 싶다. 태극마크는 원래 무거웠지만 한 번 실수하고 돌아오니 더 조심스럽다. 국제대회는 정말 중요하다. 제가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대표팀 경기를 하다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악착같이 하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1995년생인 정지석은 세대교체 중인 대표팀에서 베테랑 축에 속한다. 정지석은 “저는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제가 대표팀에 오래 있었다. 저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도 경험하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부딪혀봤다. 이 경험을 후배들도 하게 해주고 싶다. 부담감을 갖고 하고 있다”라며 올해에는 반등하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지석은 주장이자 주전 세터인 황택의를 도와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그는 “전에 알던 택의는 함께 아이스박스를 끌며 분위기를 살피는 선수였다”라며 웃은 뒤 “주장이 되니 진중해졌다.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세터가 주장을 하는 게 좋다. 저도 옆에서 열심히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지석은 “세터 듀오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세터 하면 한선수형이 워낙 대체 불가다. 그래서 둘이 더 잘해줬으면 한다. 선수형이 대표팀에 오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두 선수가 잘했으면 좋겠다. 맞춰보니 두 선수 모두 좋다”라며 세터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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