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특유의 미소를 머금고 세 가지 논란에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부임 후 치른 A매치 4경기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 축구 환경에 대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례적으로 A매치 직후 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부임 이후 각자 맡은 영역에서 바라본 한국 대표팀에 대한 생각, A매치 4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와 향후 대표팀 운영 방향 등을 밝히는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지난 3월 부임 후 승리 없이 2무2패에 머문 만큼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이 부진에 대해 해명하는 성격이 강해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임 사령탑인 파울루 벤투 감독과 사단의 능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벤투호가 월드컵 16강에 갔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4경기 무승보다는 특히 6월 두 경기의 내용이 불만족스러웠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개인적으로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고 압박하는 것도 좋아한다”라면서도 “다만 체력적으로 잘 준비되어야 이런 축구를 할 수 있다. 함께하는 선수의 성향, 소집 가능한 선수와의 합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편하게,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 투톱으로 경기한 적도 있다. 공격 축구를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선수의 기량을 100% 끌어낼 수 있는 적합한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자신이 원하는 축구에 선수를 맞추는 대신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색깔도 뚜렷해진다”라며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엘살바도르전 후 손흥민을 미드필더로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방법의 하나를 이야기한 것이다. 공격적으로 많은 전략을 짤 수 있다. 손흥민이 프리롤로 10번으로 뛸 수도 있고 7번으로 뛸 수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반드시 미드필더로 쓰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한국과 해외를 오가는데 이로 인해 K리그 현장을 자주 방문하지는 못한다. 스리백에 특화된 사이드백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이 포백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투 사단의 경우 한국에 거주하며 꾸준히 K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선수 선발에 반영했기 때문에 확실히 비교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의 모든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각 팀당 한 번은 꼭 보려고 했다. 대표팀 운영 방식은 조금 다르다. 국내에서는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김 코치가 관전하며 이야기한다. 유럽파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표팀 풀에 있는 30~35명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최대한 빨리 풀을 좁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걱정도 이해하지만 충분히 많이 봤다”라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거주하지 않아도 대표팀에 선발할 만한 선수들의 상태는 국내 코치진과의 소통을 통해 원만하게 알 수 있다는 생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인종차별 논란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박용우와 정승현을 두 경기에 출전시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정서상 올바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두 선수는 대표팀 소집 전 이미 사건의 장본인으로 직접 사과했고, 이날에는 상벌위에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선수들이 나라를 대표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는지에 관해 분명 물음표가 붙는다.

큰 논란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가 항상 우선이다. 사람으로서 존중받을 필요도 있다. 내 도움이 필요할 땐 항상 내가 앞으로 나설 것”이라며 지도자인 자신은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같은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선수의 잘못과 별개로 감독인 자신은 리더로서 선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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