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 해사한 외모에 반짝이는 눈망울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연모했던 청년은 어느새 내면의 어두움을 깊이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사내로 성장했다.
지난해 일본 장르물 대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연출한 디즈니+ ‘커넥트’에서 색다른 변신을 꾀했던 배우 정해인이 긴 침묵을 깨고 다시금 장르물 장악에 나선다. 다음달 28일에는 넷플릭스 ‘D.P.’ 시즌2가 공개되고 촬영을 마친 영화 ‘베테랑2’(류승완 감독)의 개봉 시기도 조율 중이다.
최근 촬영을 마친 여행예능 JTBC ‘배우는 여행 중’을 통해 1988년생 동갑내기 임시완과 색다른 모습도 보여줄 계획이다. 이래저래 2023년 하반기는 정해인의 날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멜로물 장인에서 장르물 장인으로-두 장르 모두 어려워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MBC ‘봄밤’(2019), 그리고 tvN ‘반의 반’(2020)까지. 2014년 데뷔 이후 초창기 6년동안 배우 정해인의 이미지를 구축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모두 멜로를 기반에 뒀다.
그는 작품 속에서 누나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거나(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싱글대디라는 핸디캡을 딛고 사랑에 골인하는 등(봄밤), 역경을 딛고 사랑을 쟁취하는 순정멜로남의 모습을 보여줬다. 덕분에 그의 이름 앞에는 늘 ‘멜로장인’이란 수식어가 붙곤 했다.
하지만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D.P.’부터 정해인의 행보는 사뭇 달라졌다. 탈영병을 잡는 군무이탈체포조의 이야기를 그린 ‘D.P.’에서는 입대 후 군 생활에 적응하기도 전에 D.P.로 차출된 이병 안준호로 분해 대한민국 남성들의 군대 트라우마를 건드린다.
같은 해 방송된 JTBC ‘설강화’에서는 명문대생으로 위장한 남파간첩 림수호를 연기하며 우수에 찬 눈빛과 이념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춘을 보여줬고 지난해 공개된 디즈니+‘커넥트’에서는 불사의 몸을 가진 동수로 분해 성장형 다크 히어로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당시 연출을 맡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는 국민 남동생처럼 러블리하고 귀여웠다면 ‘D.P.’에서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의 전작들을 보며 내면의 고독함을 읽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멜로와 장르물 모두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장르물은 몸으로 하는 액션이 많다 보니 고생도 따르지만 그만큼 보람이 크고, 멜로물은 섬세한 감정을 연기해야 하는 장면들이 비교적 많아서 어렵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는 것 같아요. 두 장르 모두 각각의 매력이 다르네요. ‘커넥트’는 CG가 많은 장르물이라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미이케 다카시 감독님과의 촬영은 매 순간 마다 서로의 생각이 공유 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통하는 게 많았던 작품이었죠.”
‘커넥트’ 촬영 내내 안대를 착용하면서 시력이 떨어져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정해인은 “긴 시간 한쪽 눈을 가리고 연기를 하다 보니 액션신 촬영을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문제없고 건강하다”라고 강조했다.
‘D.P.’ 시즌2는 성장한 준호를, ‘베테랑2’는 사회에 생각할 거리 던질 것
다음달 28일에는 정해인의 첫 연기변신 작품인 넷플릭스 ‘D.P.’ 시즌2가 공개된다. 비슷한 시기 촬영했던 영화 ‘베테랑2’도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다. 두 작품을 한꺼번에 촬영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정해인은 “어떻게 하다보니 ‘D.P.’ 시즌2와 ‘베테랑2’ 촬영을 연달아 했지만 체력적인 문제 외에 큰 부상이나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하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안심시켰다.
두 작품 모두 전작의 인기를 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주연배우 정해인의 어깨가 무겁다. 정해인은 “‘D.P.’ 시즌2는 시즌1과 이어지는 이야기라 복습을 하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성장한 준호와 또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기대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개봉일자가 확정되지 않은 ‘베테랑2’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요즘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시고 나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정해인의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배우 임시완과 함께 하는 여행예능 ‘배우는 여행 중’이 그 것. 두사람은 한 행사에서 만나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다 서로 관심사가 같아 가까워졌다.
정해인은 “인연이 닿아 시완이와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로 떠나 여행 예능을 촬영하게 됐다”라며 웃었다. 그가 평소 좋아하는 주종도 맥주와 위스키다. 정해인은 “주량은 컨디션에 따라서 다르기는 한데 물을 많이 마시면서 술을 마시는 편이다. 안주는 주종에 따라 그때 그때 다르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데뷔 때부터 스포츠서울이 주목한 배우 중 하나다. 지난 2019년 개최된 ‘제2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 시상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정해인은 “오랜만에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가져 반갑다. 스포츠서울하면 스포츠와 연예 기사 소식을 항상 트렌디하고 빠르게 전달해주는 매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라며 38주년 축하인사를 전했다.
“스포츠서울의 창간 3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 빠른 사실을 전하는 매체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38살이 됐을 때 지금처럼 열심히 활동하면서 다양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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