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때가 왔다. 160주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고진영(28·솔레어)이 생애 첫 US여자오픈(총상금 1000만달러) 우승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5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고진영을 꼽았다. 2019년 ANA인스피레이션과 에비앙챔피언십 트로피를 따낸 고진영은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개막 전부터 “메이저대회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했고, 이례적으로 시즌 중 이시우 코치를 미국으로 불러 강도 높은 훈련을 병행했다.

매체는 “고진영은 US여자오픈에 여섯 차례 출전했는데, 한 번도 20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2020년에는 1타차 준우승을 따내기도 했다.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낼 때가 됐다”고 전망했다.

올해 87회째를 맞이하는 US여자오픈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 반도에 있는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5095야드)에서 열린다. 페블비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문호를 개방한 역사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고진영은 이날 열린 공식 인터뷰에서 “페블비치에 대한 많은 역사적인 일을 들었다. 이 코스에서 플레이하게 돼 너무 기대된다. 타이거 우즈가 US오픈에서 우승하는 장면, 게리 우드랜드의 우승 장면 등을 다 봤다. 쳐보고 싶었던 코스”라며 “이곳에서 플레이하게 돼 (스스로) 꽤 괜찮은 인생이고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반겼다.

다른 대회 때보다 하루가량 일찍 대회장에 왔다는 고진영은 “경치를 즐기고 싶었고, 샌프란시스코에서 굴을 먹고 싶어 일찍 왔다”며 웃었다. 공식 훈련과 연습라운드를 통해 코스와 잔디 특성 파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그는 “그린이 포아누아 잔디여서 경사를 읽기가 까다롭다. 그린이 조금 느렸는데, 날이 갈수록 빨라질 것 같다. 러프도 굉장히 질기다. 어떤 곳은 (볼을) 쳐내기 어려울 정도”라고 경계했다.

“메이저대회 우승보다 가족,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게 현재 목표”라고 자세를 낮춘 고진영은 “로레나 오초아에게서 축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선물 받았는데 정말 가슴이 벅차올랐다. 플레이스타일이나 인성 등 모든 면에서 오초아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오초아는 158주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LPGA투어 레전드로 고진영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 “성취한 모든 것을 축하하고, 계속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페블비치는 그린이 작고 라인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바닷바람 영향으로 습도도 높은 편이다. 샷뿐만 아니라 스핀 컨트롤도 매우 정교하게 해야 승산이 있는 곳이다. 이시우 코치와 스윙 교정에 매진한 고진영은 “스윙 동작이나 스윙 때 필요한 핵심적인 요소가 맞아떨어진다면 이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게 정말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경기에 오롯이 집중할 분위기는 스스로 다잡아야 한다. 그는 “이곳은 많은 팬이 있다. 특히 메이저대회는 자신에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나 또한 6~7명의 스태프와 움직인다.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진영은 넬리 코다, 렉시 톰슨과 한조로 7일 오전 12시 50분 티오프한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