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영원한 구아형’ 배우 신구(88)가 62년을 이어온 배우 인생과 미수를 맞이한 삶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5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신구가 출연했다. 1972년생 쥐띠 유재석은 “선생님과 저의 공통점을 찾았다. 저도 쥐띠, 선생님도 1936년생 쥐띠시다”라며 반가워했다.

여전히 연극무대에 오르고 있는 신구는 “프로이트의 연극 ‘라스트 세션’을 연습하고 있다”면서 “90분 공연을 완벽하게 이끌려면 늘 긴장한다. 외우는 것밖에 답이 없지. 죽자고 외워요”라며 웃었다.

1962년에 26세로 데뷔한 신구는 데뷔 때부터 아버지 역을 했다고. 그는 “보시다시피 내가 생긴 게 그때는 미남들이 주인공을 했고, 나는 젊어도 간첩이라든지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연기를 많이 했던 신구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었을까. 그는 “우리 아버지는 글자도 모르셨어. 왕십리 시장에서 채소를 파셨는데, 자라면서 욕 한번 들은 적이 없어. 그렇게 너그러우셨다”라고 말했다.

인자한 아버지 역을 주로했던 신구는 2000년 SBS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고집불통 할아버지로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짤로 돌아다니는 숱한 코믹연기를 남긴 신구는 “그 프로그램 출연하고 젊은 애들이 다가오고 그랬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이러한 이미지에 힘입어 신구는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카피로 유명한 전설의 광고까지 출연했다. 인기 재연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출연하며 “4주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tvN ‘꽃보다 할배’를 통해 평균연령 76세의 여행을 떠난지도 어느덧 10년. 신구는 “이제 이서진이 짐꾼은 못하지. 걔가 할배할 차례인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운동을 즐기던 신구는 지난해 급성 심부전증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안 좋아서 응급실에 갔는데, 그냥 두면 뇌졸증이 온다고 해서 지금 심장 박동기를 찼다. 심장이 천천히 뛰면 정상 박동으로 만들어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 박동기가 8~9년 간다는데 그때는 내가 없을 테니까 괜찮은데 다음 작품 제안이 올때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 게 왔다갔다 한다. 내가 지금 숨쉬고 있고 해야할 일이고 그런데 그렇지 못하니까. 할 수 있는 작품을 남겨두니 꺼림칙하다”라고 토로했다.

신구와 함께 연극에 출연 중인 이상윤은 “급성 심부전증이 오셔서 원래 그날 무대를 취소하려고 했는데 관객과 약속 지키겠다고 하셔서 강행했고, 무섭도록 연기를 잘해주셨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상윤은 “함께 무대 설 있게 심장박동기 건전지 교체할 때까지 건강하셔야 합니다”라며 인사했다.

신구는 “마지막 고비에 와보니 숨쉴수 있고, 남의 도움 없이 걸어다닐 수 있다는게 참 고맙다. 매사가 다 소 땡큐”라는 감동적인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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