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쿄=정다워기자] 우려한 대로 바이에른 뮌헨이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구단 통산 최고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거금을 주고 ‘한국산 괴물 수비수’ 김민재를 영입한 이유를 발견한 경기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26일 일본 도쿄에 있는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일본 투어 2023 프리시즌 맞대결에서 1-2로 졌다.

결과보다 내용에 아쉬움이 남았다. 수비진의 불안감이 몇 차례 드러났다. 바이에른 뮌헨은 국내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정상 컨디션이 아닌 김민재와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마티아스 더 리흐트를 기용할 수 없어 다요 우파메카노와 뱅자맹 파바르로 중앙 수비 조합을 꾸렸다. 우파메카노는 지난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9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 출전한 핵심 수비수다. 파바르는 리그 30경기, 챔피언스리그 9경기에 나섰다.

팀의 주축 수비수지만 맨시티의 강력한 공격에 자주 흔들렸다. 우파메카노는 전반 2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2년 차 신예 리코 루이스에게 돌파를 허용했고,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종 저지선이 돼야 할 센터백이 비주전급 유망주에게 허탈하게 무너졌다. 이후에도 우파메카노는 안정감이 떨어지는 플레이로 위험한 패스 실수를 하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전반전을 마감했다. 지난시즌 챔피언스리그 때 결정적인 경기에서 큰 실수로 패배를 자초한 모습이 개선되지 않았다.

수비에서만 흔들린 게 아니다. 우파메카노와 파바르 모두 미드필더, 공격수에게 이어지는 패스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현대 축구, 특히 빅클럽 간의 맞대결에서는 후방에서 나가는 패스의 질이 중요하다.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두 명은 전반 내내 측면으로 안정적인 패스만 연결하는 데 급급했다.

맨시티는 지난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한 강 팀이다. 현재 UEFA 클럽 랭킹 1위다. 어떤 수비수라도 버거워할 수 있으나,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이라면 이겨내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도 맨시티처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결국 빅클럽을 만나도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일 수비수가 필요하다.

그래서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35경기에 출전해 돌파를 단 5회 허용했다. 챔피언스리그 9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경이로운 대인 방어 능력으로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상을 받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이적료(5000만 유로)를 투자해 데려온 배경이다.

독일 다수 언론에서는 새 시즌 김민재가 더 리흐트와 포백 라인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 전망한다. 스리백을 쓰면 우파메카노에게 자리가 있겠지만 포백에서는 김민재가 주전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더 리흐트와 김민재는 스타일이 비슷하다. 둘 다 신장이 190cm에 근접하고 피지컬이 압도적이다. 큰 덩치에도 스피드와 기본기, 빌드업 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유럽 정상급 센터백이 나란히 후방에 서 있는 그림은 상상만으로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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