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달 29일 최원태 트레이드 영입 직후 토종 선발 투수들의 각성을 강조했다. 남은 선발 공간이 한자리밖에 남지 않은 만큼 선발 투수들이 책임감과 경쟁의식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기를 바랐다.

차 단장의 바람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일단 시작이 좋다. LG는 2일 잠실 키움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LG 5선발 이정용과 리그를 대표하는 키움 1선발 안우진의 대결에서 LG가 웃었다.

이날 이정용은 6이닝 무실점으로 선발 등판 5번째 경기에서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로 선발 전향 후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네 가지 구종을 두루 구사하며 이전보다 한 차원 높은 경기를 했다.

속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꾸준히 섞으며 과거 속구·슬라이더 투피치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렸다. LG 타선이 7회에 점수를 올리며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팀이 승리하는 데 있어 일등 공신이었다.

반면 안우진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활약하다가 7회 안타 3개와 볼넷으로 무너졌다. 6회까지는 안타 3개만 허용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7회말 선두 타자 오지환이 우전 안타. 문보경이 중전 안타를 쳤다. 이주형이 문보경에 타구를 잡은 후 무리하게 3루로 송구했고 LG는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박동원이 볼카운트 3-0에서 자동 고의4구로 출루. 무사 만루가 됐고 박해민이 볼카운트 3-1에서 안우진의 속구를 공략, 우익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쏘아 올렸다. 모든 주자가 홈을 밟는 싹쓸이 3루타였다. 이어 박해민은 홍창기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에 홈을 밟아 4점째를 올렸다.

7회말 4득점으로 리드한 LG는 8회초 김진성을 올려 승리를 응시했다. 그리고 8회말 박해민의 2타점 좌전 안타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초 정우영과 고우석이 등판해 승리를 완성했다.

타선에서는 문보경이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해민은 7회말 만루에서 3타점 3루타, 8회말 1사 2, 3루에서 2타점 좌전 안타로 5타점 경기를 했다. 8회말 안타로 개인 통산 1400안타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1위 LG는 시즌 최다 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전적 55승 33패 2무가 됐다. 2위 SSG를 4.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키움도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키움은 함덕주가 등판한 7회초 찬스를 만들었다. 이원석의 볼넷과 이주형의 중전 안타로 1사 1, 2루. 박찬혁이 10구 승부 끝에 중견수 플라이를 날려 2사 1, 3루로 득점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이지영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안우진을 돕지 못했다.

9회초 손호영의 실책으로 무사 1, 2루가 됐고 대타 김웅빈이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2시 2루에서 김태진 타구에 손호영의 송구 실책으로 3-6. 이후 고우석이 등판하면서 추가점은 없었다.

안우진은 6이닝 6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안우진의 뒤를 이어 등판한 장재영도 주자 3루에서 폭투를 범하며 안우진의 주자를 지키지 못했다.

타선에서는 이주형이 2안타로 멀티 히트 활약을 펼쳤지만 수비에서 아쉬운 판단을 보였다. 4연패에 빠진 9위 키움은 시즌 전적 41승 53패 3무가 됐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