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무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요즘 같은 여름철엔 특히 식중독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세균을 증식시켜 음식물을 쉽게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식중독 발생 건수가 5.3% 증가하고, 식중독 환자 수는 6.2% 늘어난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식중독 발생 건수 총 304건 중, 6~8월까지 여름에 발생한 건수는 127건으로 약 42%를 차지했다. 환자 수 역시 총 5410명 중 41%(2216명)가 이 시기에 발생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여름철 식중독 예방은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먹도록 해야 한다”며 “식중독은 세균이나 세균이 만든 독이 포함된 음식을 먹은 후 복통, 설사, 구토, 피부 두드러기, 감염증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세균성 식중독 주로 발생

식중독은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이나 유독 물질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보통 72시간 이내에 발병한다. 식중독균은 대부분 35~36℃ 내외에서 가장 빠르게 번식한다.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세균성 식중독균은 살모넬라균을 비롯해 포도상구균, 비브리오균, 대장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살모넬라균은 상한 닭고기나 달걀, 우유에서 많이 검출되며 열에 취학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65℃ 이상의 온도에서 30분 넘게 음식을 가열하면 제거된다. 하지만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가열해도 막을 수 없다. 균이 생산하는 독소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끓이면 균은 죽지만 독소는 소멸하지 않는다. 특히 고기나 우유, 마요네즈, 치즈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서 잘 번식하는데, 음식이 상했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비브리오균은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하면 생기기 쉬운 식중독균이다. 설사, 복통과 함께 오한이나 발열, 의식 혼탁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병원성 대장균은 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는데 장 출혈성 대장균의 경우 영유아나 노약자가 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식중독의 대표적 증상인 복통은 그 원인이 수없이 많아 통증 양상만으로 일반인이 식중독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응급실에서 복통 질환을 감별할 때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복부 초음파, CT 등을 활용한다. 따라서 식중독은 문제가 될 만한 음식을 섭취했는지, 구토·복통·설사가 거의 동시적으로 급속히 발생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민성 대장으로 인한 일반적인 증상은 배변 후 조금 편해지지만,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는 길게 지속되고 발열이 동반된다는 차이점도 있다.

식품 위생 수칙 준수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 중요

식중독 원인균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곧바로 음식을 먹으면 흡수를 못 해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일차적 치료로 구토와 설사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수분 공급이 꼭 필요하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 쌀죽 등 기름기 없는 음식부터 먹는 것이 좋다. 구토가 심해 입으로 수분 섭취가 불가능하거나 열이 동반되는 등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수액, 항생제 처방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전 세균 번식이 쉬운 손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어야 한다. 또 물은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육류는 75℃, 어패류는 85℃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익히고, 채소류는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은 후 섭취하고 남은 채소는 냉장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익힌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서로 분리해서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식기와 조리도구, 행주 등은 끓는 물로 자주 살균해 주는 것이 좋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보통의 면역력과 체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식중독에 걸려도 금방 자연 치유될 수 있지만 고열이 나거나 복통과 설사 증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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