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대구보다는 낫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다른 팀보다 20여분 일찍 8일 잠실구장에 도착한 삼성 선수단은 선배이자 적장인 두산 이승엽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평소처럼 훈련을 시작했다.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지켜보던 삼성 박진만 감독은 “전국이 뜨거우니 잠실도 당연히 덥다”면서도 “대구보다는 낫다”며 웃었다. 그러고보니 올해도 삼성은 여름에 강하다. 수은주가 상승하기 시작한 7월부터 따져보면 12승1무11패로 승률 5할을 웃돈다. 4월 12승12패로 5할을 지킨 뒤 2개월 동안 밑지는 장사를 했는데, 여름 시작과 동시에 반등을 일궈냈다.
여전히 최하위이지만, 9위 키움과 승차를 없앴고, 8위 한화와도 2.5경기 차(7일 현재)에 불과하다. 상승세를 고려하면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박 감독 역시 “전반기보다는 힘이 생겼다. 다른 팀도 그렇겠지만,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가 있다. 전반기에 워낙 못해서 잘해보이는 것뿐이지 아직 100% 전력은 아니”라며 싱긋 웃었다.
앨버트 수아레즈가 무릎을 다쳐 재활군으로 이동했고 호세 피렐라도 컨디션 난조로 정상가동하지 못했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 역시 체력관리가 필요한 시점. 박 감독은 “수아레즈를 대체할 선발투수는 퓨처스리그 상황을 봐야한다. 피렐라는 이제 경기할 수 있는 상태여서 오늘(8일) 선발로 나간다. 대신 강민호는 체력안배가 필요해 포수 김도환을 1군에 불러올렸다”고 설명했다.
완전체는 아니지만,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은 오재일이 8번타순에 포진할 만큼 막강화력을 과시 중인 삼성이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팀인 이유를 대변하는 시그널. 박 감독은 “잘할 때가 됐는데 마침 여름이어서 그런 것 아니냐”며 짐짓 모른척했다.
그는 “(더위에) 적응이 돼 있어서 다른 팀보다 여름에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혹서기 때 돔구장을 쓰는 키움이 원정에서 약해보이는 것도 결국은 적응력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시멘트바닥에 인조잔디를 깔아둔 것 같던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보다는 삼성라이온즈파크가 훨씬 시원하다. 그래도 대구의 폭염은 소위 ‘전국구’여서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다. 박 감독은 “라팍은 시민구장시절보다 시원하지만, 엄청 습하다. 높은 습도 때문에 더 덥게 느껴지는데, 잠실은 이정도면 견딜 만한 편”이라며 웃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