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지난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시즌 6번째 퇴장을 당했다.

분 감독은 래즈 디아즈(62) 심판의 오락가락하는 스트라이크존에 거칠게 항의했다. 더구나 디아즈 심판의 스리 스트라이크 아웃 때 취하는 이른바 ‘찢는 동작’을 흉내 내 크게 화제가 됐다.

주류 뉴스는 물론이고, 동영상, 다음 날 뉴욕 신문에는 분의 동작이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분 감독의 예상치 못한 동작은 전 뉴욕 메츠 보비 발렌타인 감독의 퇴장 후 덕아웃에 변장한 장면 행위와 비교됐을 정도다.

분 감독은 다소 다혈질이다. 올해 6차례 퇴장은 신시내티 레즈 데이비드 벨 감독 함께 시즌 최다다. 2018년 양키스 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6시즌 동안 총 32회 퇴장이다. 2019년 감독으로 데뷔한 벨은 총 26회다.

감독의 퇴장은 대부분 팀 성적 부진 때 드러난다. 좌절감의 표출이다. 시즌 전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우승 후보로 꼽힌 양키스는 현재 4위에 머물러 있다. AL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3위권 밖으로 벗어나 4.5 게임 차 뒤져 있는 상태다.

감독 퇴장은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서 비롯되지만 가끔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고의로 당하기도 한다.

역대 MLB 최다 퇴장 감독은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레전드 보비 콕스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애틀랜타 등 3팀 33년 동안 총 162회 아웃됐다. 2위는 뉴욕 자이언츠 존 맥그로우로 121회 퇴장됐다.

현역 감독으로는 현 텍사스 레인저스 브루스 보치 감독으로 78회다. 보치 감독은 현역 최다라는 상징적인 의미일 뿐 심판에 빈번하게 항의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26시즌에 78회로 한 시즌 평균 3회에 불과하다. 분은 시즌 평균 5.3회다.

MLB 역사상 다혈질로 가장 유명했던 감독은 1970년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이다. 17년 통산 1480승을 거둔 위버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을 4차례나 우승했다.

통산 96회 퇴장으로 이 부문 4위에 랭크된 위버는 심판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특히 론 루치아노 심판과는 거의 앙숙이었다. 루치아노는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위버를 두 차례나 퇴장 명령을 했다. 루치아노는 마이너리그 4회, 메이저리그 8회 등 총 12차례 아웃시켰다.

1969~1979년 활동한 루치아노 심판은 스타워즈 영화 제목을 빗대 ‘심판의 역습(The Umpire Strikes back)’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위버 감독은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스프링 트레이닝의 시범경기에서도 퇴장당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분 감독은 아직 그 단계는 아니다. 위버 감독은 1996년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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