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진천=박준범기자] 펜싱 사브르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은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아시안게임에서 재차 ‘금빛 찌르기’에 나선다.
구본길은 24일 진천선수촌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D-30 미디어데이에 남자 펜싱 대표로 참석했다. 그는 남자 펜싱 사브르의 대표 주자다. 여전히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한다. 2021년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의 일원이기도 한 구본길은 올해에도 여러 차례 메달을 따냈다. 지난 3월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달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사실상 ‘적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금빛 찌르기’를 꿈꾼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대회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단체전에서도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런 만큼 구본길을 향한 기대는 크다. 더욱이 아시안게임은 ‘1등 해도 본전’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다른 대회보다 심리적 압박감이 더 크다.


구본길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 4연패에 도전하게 된다. 부담이 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4연패에 도전한다는 건 그만큼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라고 웃은 뒤 “이런 기회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수도 있다. 그런 마음과 정신력으로 이기다 보면 (4연패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이라는)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개인전 4연패뿐 아니라 구본길은 역대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기록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이제껏 최고 금메달 기록은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류서연(볼링)의 6개다. 세 선수는 모두 은퇴했다. 구본길은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 통산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따낸다면 새로운 역사를 쓴다. 구본길은 “4연패와 더불어 2개 기록을 새롭게 쓸 수 있다. 그래서 더 다른 대회보다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길의 마음가짐이 남다른 이유는 또 있다. 구본길은 지난 3월 득남했다. 2019년 10월에 결혼한 그는 3년 여만에 첫아들을 얻었다. 구본길은 “가족이 더 생겼다.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자 한다. 그런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의 강력한 경쟁자는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이 될 수 있다. 5년 전에도 구본길은 개인전 결승에서 오상욱을 만나 서로에게 칼을 겨눴다. 선·후배 사이지만 승부의 세계에서는 고려되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구본길은 “일본과 이란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오상욱과 결승에서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고개를 끄덕인 뒤 “(오상욱과) 결승 맞대결이 성사되면 5년 전보다는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 또 마음을 내려놓고 하면 좋은 결과도 따르지 않을까 한다”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중국이 개최지인 만큼 ‘텃세’도 극복해내야 한다. 특히 펜싱은 종목 특성상 심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구본길은 “잘 알고 있다. 후배들한테도 중국의 ‘텃세’가 심하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완벽한 동작을 익혀야 한다”라며 “우리가 세계 무대에서 잘하다 보니 파악도 많이 됐다. 체력 훈련이나 분석을 통해 잘 대비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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