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저축은행이 상반기에 순손실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자 일부 고객들이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날까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화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18억원 감소했다. 이는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 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다만 2분기 적자 규모(-434억원)는 1분기(-528억원)보다 줄어든 모습이다.

연체율도 상승세가 지속됐다.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전년말 대비 1.92%p 상승했다. 다만 2분기 상승폭(0.27%p)은 1분기(1.65%p) 대비 크게 둔화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5.76%로 전년말 대비 2.93%p 상승했다. 1분기(2.24%p)에 대비해 2분기 상승폭(0.69%p)은 하락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12%로 전년말 대비 0.38%p 상승했지만 2분기 중 하락세로 전환됐다.

저축은행의 순손실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는 지난 2011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 부실 가능성에 저축은행이 부실화되며 금융위가 7곳의 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된 사태다. 정부가 나서 부실 업체를 정리하고 2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사태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보고 있다. 지금의 저축은행 적자가 영업환경 악화로 인한 대외적 요인의 영향이 크고, 1분기에 비해 2분기 지표가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금감원에서도 저축은행 건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우선 2분기 연체율 상승률이 지난 1분기 상승률에 비해 크게 둔화됐으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로 전년말(13.15%)보다 1%p 상승하면서 7~8%인 규제비율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BIS기준 자기자본은 15조5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6000억원 늘었다.

아울러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쌓았다. 지난 1분기 저축은행중앙회가 집계한 저축은행 대손충당금은 5조572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5조2071억원)와 비교해 업계 전체가 3000억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대손충당금은 매출채권 중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장부상으로 처리하는 추산액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당장의 수익보다는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아지며 성장이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저축은행들이 위험자산을 가급적 배제하면서 대출이 줄어들어 연체율이 올라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위험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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