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황혜정기자] “(김)선빈이 형이 항상 강조하는 게 ‘원팀’이다. 우리팀이 완전체가 되면 어느 팀과 견줘도 무서울 게 없다. 상대가 오히려 겁을 내지 우리팀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8월 1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KIA타이거즈가 11-8 대역전승을 일궈낼 때 결승타를 뽑아낸 최원준이 한 말이다.

당시 최원준은 “오늘(8월1일)도 점수가 3점 차까지 따라붙으니까선빈이 형이 더그아웃에서 야구는 9회까지라고, 끝까지 하다보면 이길 수 있다고 하셨다. 덕분에 나도 포기하지 않고 하다 보니 결국엔 이겼던 것 같다”라고 했다.

KIA 주장이자 내야수 김선빈(34)은 2008년 KIA 2차 6라운드로 입단해 지금껏 KIA에서만 뛰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현재 선수단 중에서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몇 안 되는 베테랑이기도 하다.

김선빈을 오래 봐온 KIA 관계자는 “우리팀에 오래 있으면서 김종국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도 오래 호흡을 맞춰왔다 보니, 구단의 방향성을 잘 인지하고 있는 선수다. 후배들에 잔소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조용히 뒤에서 챙겨주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 KIA는 이날 7-1 승리를 거두고 2013년 6월 20일 이후, 즉 3730일 만에 9연승을 거뒀다.

2013년 당시부터 지금까지 KIA에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 김선빈이다. 어린 선수였던 그가 어느덧 팀 베테랑이 돼 주장을 맡고 있다.

9연승 직후 김선빈은 “2013년은 10년 전 상황이라 명확하게 당시 분위기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확실한건 지금이 더 기분 좋다는 거다. 주장으로서 책임감도 느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들뜨지 않았다. 김선빈은 “어느 팀이나 연승과 연패는 있다. 어차피 연승은 언젠가 끊기겠지만 이후의 분위가 다운되지 않도록 유지하는게 중요할 거 같다. 지금 분위기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행동으로도 팀의 9연승을 이끌고 있다. 김선빈은 이날까지 7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6번타자·2루수로 선발출장해 박찬호-김도영-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타선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몸에 성한 곳이 없다. 매 경기 직전 훈련이 끝나면 락커룸으로 들어가 온 몸에 테이핑을 한다. 그만큼 아픈 곳이 많다. 테이핑을 할 곳이 너무 많아서 인터뷰를 위해 김선빈을 만나기 힘들 정도다.

조용한 리더십의 주장 김선빈은 말보단 행동으로 후배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김선빈은 올 시즌이 끝날 무렵 KIA가 더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후회없이 시즌을 보낼 생각이다. 6일 기준, 35경기 남았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