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애를 다룬 영화 ‘탄생’의 주연배우 윤시윤과 박흥식 감독, 제작사 및 투자사 관계자들이 1년여 만에 다시 한번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다.
지난해 11월 영화 ‘탄생’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시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이후 두번째다. 이번 알현은 오는 1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김대건 신부 성상 제막식에 맞춰 진행된다.
이번 제막식은 바티칸 최초의 동양인 성인상 공개라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전세계 가톨릭의 본산 바티칸에 한국은 물론이고 동양인 성상이 설치되는 건 가톨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높이 3.77m, 가로 1.83m, 세로 1.2m의 성상은 지난 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우측의 성당 지하묘지 출구 인근 벽감에 설치됐다. 갓에 도포를 쓰고 영대를 한 김 신부는 양팔과 양손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으로 제막식 당일 일반 공개될 예정이다.
15일 출국하는 윤시윤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영원히 기념될 영광스러운 날에 초대받게 되어 너무나 설레고 벅차오른다. 하지만 부족한 저라는 배우가 대표하여 가는 만큼 의젓한 모습으로 잘 마무리하고 돌아오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를 통해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연기한 만큼 감동도 남달랐다. 그는 “김대건이라는 인물은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그리고 종교인을 넘어서서 새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영웅을 조상으로 둔 우리 한국인들이 충분히 자부심을 갖기를 바라며 함께 기뻐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영화 ‘탄생’ 개봉에 앞서 바티칸에서 직접 시사회를 마련할 정도로 김대건 신부의 삶에 깊은 관심과 존경을 드러낸 바 있다. 김대건 신부는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지난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도 선정됐다. 종교인으로는 마더 데레사 이후 두번째다.
영화 ‘탄생’은 15세의 어린 나이에 신학생으로 선발돼 마카오에서 사제 교육을 받고,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으며 외국인 선교사들의 입국경로를 찾고, ‘라파엘호’로 명명된 허름한 나룻배에 의지해 조선을 향했던 뜨거운 청년 김대건의 시간을 생생히 그려내 많은 감동을 안겼다.
한편 이번 알현에는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배우 안성기의 참석도 유력한 상황이다. 안성기는 영화에서 천주교 사제 영입, 신학생 육성을 도운 역관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지난해 ‘탄생’ 팀의 교황 알현 당시에 암투병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그는 현재 건강이 많이 회복돼 이번 알현에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