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3시즌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예상은 거의 빗나갔다. 김하성이 속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때문이다.

MLB 네트워크의 아침 프로그램 ‘MLB 센트럴’ 진행자 3명 가운데 2명이 샌디에이고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예상했다. 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미국팀 감독 마크 데로사도 샌디에이고의 WS 진출을 점쳤다.

SD를 WS 진출 후보로 꼽은 데는 기존의 슈퍼스타 외에 유격수 잰더 보가츠마저 2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터라 전력이 크게 향상돼서다. 주말 오클랜드 에이스전을 휩쓸며 올 시즌 처음 4연승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It’s too little too late).

시즌 전 샌디에이고의 WS 진출 전망과 같은 지구 LA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은 진출하지만 지구 우승은 할 수 없다”라는 게 지배적인 예상이었다. 이 역시 보기 좋게 빗나갔다. 주말 시애틀 매리너스 원정을 싹쓸이하며 지구 우승과 함께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11년 동안 10차례 지구 우승을 차지해 명문다운 저력을 발휘했다. 11년 연속 MLB 사상 3번째로 긴 포스트시즌 연속 진출이다. 최다 연속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4년(1991~2005년), 뉴욕 양키스 13년(1995~2007년) 등이다.

다저스의 2023년 지구 우승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가 있다. 페넌트 레이스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마운드에 부상자가 속출한 상황에서 거둔 업적이다.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 영입도 파드리스에 비하면 미미했다. 2022시즌 후 FA 시장에서 큰돈을 쓰지 않았다. 팬들은 전력 보강이 없어 매우 불안해 했다.

개막전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훌리오 유리아스(가정 폭력 아웃), 더스틴 메이(팔꿈치 수술), 클레이튼 커쇼, 노아 신더가드(방출), 마이클 그로브 등이었다. 현재는 커쇼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보비 밀러, 라이언 페피오트, 랜스 린(트레이드 보강), 개빈 스톤 등이다. 지난 시즌 16승1패 2.14를 기록한 토니 곤솔린도 올 시즌 도중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끝났다.

올해 다저스와 파드리스의 시즌 전 예상과 결과가 180도 빗나간 결정적 원인은 팀 워크라고 하는 케미스트리다. 3루수 매니 마차도(31)가 뭇매를 맞는 이유다. 팀의 최고 연봉자로서 리더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팀 케미스트리를 깬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

최근 지역 언론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지의 케빈 에이시 기자는 파드리스의 클럽하우스 문화에 의문을 제기했다. 2023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좌절은 클럽하우스의 문화 즉 팀 케미스트리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다저스는 정반대다. 주말 지구 우승을 확정한 뒤 톱타자 무키 베츠는 “우리는 서로를 아끼고 좋아한다. 똘똘 뭉친 팀 문화가 우승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팀의 리더인 커쇼도 같은 말을 했다. 팀 케미스트리는 보이지 않는 전력이다.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유명한 요기 베라가 이미 오래전에 지적했다. “야구는 90%가 정신적이고 나머지 절반이 육체적이다(Baseball is 90 percent mental and the other half is physical)”라고 했다.

같은 전력으로 우승과 꼴찌로 갈릴 수 있는 게 야구다. 야구만큼 개인 기록이 앞서면서도 역으로 팀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단체 종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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