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남자 수영 단거리의 지유찬(21·대구시청)이 남자 자유형 50m에서 금메달을 품었다. 한국 선수로는 무려 21년 만이다. “얼떨떨하고, 짜릿하다”고 했다.

지유찬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부 자유형 50m 결선에서 21초72의 대회 신기록을 만들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2레인에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 판잔러가 섰다. 0.56의 출발 반응시간을 기록한 지유찬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빨리 달렸다. 호 이안 옌토우(홍콩)가 21초87로 2위, 판잔러가 21초92로 3위다.

예선부터 무시무시한 레이스를 선보였다. 21초84를 만들었고, 아시안게임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특히 대회 신기록은 2014 인천 대회 당시 닝저타오(중국)가 기록한 21초94를 9년 만에 깼다.

예선 후 지유찬은 “오늘 몸 좋다. 결선에서 기록을 다시 깨겠다”고 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더 단축하면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50m에서 우승한 것은 2002년 부산 대회 김민석(공동 1위)이 이후 2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지유찬은 “기록이 잘 나와서 욕심을 부리면서 ‘다시 깨겠다’고 했는데 지킬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남은 경기도 좋은 결과 내겠다. 몸이 괜찮아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어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에는 ‘1위’라는 느낌은 없었다. 옆에 선수들은 살짝 보였다. 이겼다 싶기는 했는데, 결과를 보고 확인했다. 금메달을 땄다. 내가 수영을 더 열심히 하고, 더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동기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21년 만에 금메달이라고 하자 “홈 경기도 아니고, 중국에서 하는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더 뜻깊은 것 같다. 남은 경기 다시 열심히 해보겠다. 중국 관중이 많았지만, 우리 대표팀 동료들이 열심히 응원해줘서 힘이 났다”고 강조했다.

1위 순간의 기분을 물었다. 그러자 “좀 얼떨떨했다. 그리고 짜릿했다”며 “계속 중국 선수들이 1등하더라. 내심 ‘내가 끊으면, 막으면 좋겠다’ 싶었다. 해내서 정말 좋다”며 웃었다.

이어 “아시아 신기록도 가까웠기에 한번 노려보고 싶었다. 살짝 부족했다. 아쉽기는 하다. 긴장도 많이 했는데 몸이 잘 따라줬다. 기록도 좋게 잘 나왔다. 이번 대회 만족스럽다. 대신 기록은 더 줄이겠다”며 각오를 더했다.

금맥을 캤다. 이제 이어갈 때다. 지유찬은 “내가 스타트를 좋게 끊은 것 같다. 뒤에 있는 형들 경기(800m 계영)도 잘돼서 같이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말을 남겼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