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최첨단과 스마트한 대회를 표방한다. 정작 야구와 축구 종목엔 비디오 판독(VAR)이 없다.

중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대대적으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친환경·디지털·스마트 경기로 치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미 개회식에서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른 성화 봉송을 진행했고, 불꽃놀이를 폐지한 대신 3차원 디지털 영상과 증강 현실(AR), 5세대 이동 통신 기술, 빅 데이터 등을 총동원한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다. 또한 온라인 전용 플랫폼을 통한 경기 관전도 가능하다.

선수촌에는 AR 버스도 다닌다. AR 버스 안에는 대형 스크린이 2개가 설치돼 있어 운행 중에 스크린을 통해 외부 풍경을 보여줄 뿐 아니라 아시안게임 마스코트와 종목, 항저우 도시 풍경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자율 주행할 수 있어 운전기사 없이 안전 요원만 배치돼 있다.

그만큼 중국은 자신들의 기술력을 아시아 종합 대회에서 알리고 싶어 한다. 실제 사용해 본 ‘알리페이’는 굉장히 편하다. 물건 구매는 물론 택시, 지하철, 고속열차까지. 심지어 호텔 예약도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가능한 일이 됐다.

하지만 정작 야구와 축구에는 VAR이 없다. 물론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비디오 판독이 시행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시행된 VAR은 국제 대회 표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가장 최근 열린 국제 종합대회였던 2021 도쿄 올림픽에서도 축구와 야구 모두 가동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는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VAR이 가동돼 판정 시비가 없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내린 선택이지만, 이해가 쉽게 되는 건 아니다. 중국의 기술력을 보면, 시행할 수 없는 환경인 것도 아니다. 조별리그에서는 경기장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어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메달이 결정될 수 있는 4강부터라도 가동되는 방안도 존재한다.

더욱이 남자 축구는 대진상 8강에서 중국과 만날 수 있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축구 역시 한 번의 판정으로 경기 흐름과 분위기가 바뀔 수밖에 없다. 판정 시비가 일어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이미 종목별로 일정이 시작됐지만, 중국의 최첨단 기술력을 보면서 VAR이 없는 선택이 맞는지는 여전히 궁금증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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