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신재유기자] 1930년대까지 중부 지방에서 전승되다가 일제 민족 문화 말살 정책과 한국 전쟁 이후 자취를 감췄던 탈놀음 퇴계원산대놀이가 다시 빛을 발하며 지역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재를 바쳐 퇴계원산대놀이 복원․보존·전승에 앞장선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민경조 회장과 단원들 덕분이다.
민 회장은 경기도 남양주 태생으로 국문학을 전공했으나 민속학과 탈춤에 관심이 많았다. 퇴계원(구, 양주)에도 산대놀이가 존재했다는 어른들의 증언을 듣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1990년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를 결성했다.
생존하는 퇴계원산대놀이 연희자를 만나 12과장 내용과 탈춤사위, 공연 의상을 고증받고 서울대 박물관에서 1865년 사용 기록이 각인된 퇴계원산대놀이 가면을 찾아내 이를 토대로 탈(20점)과 의상의 원형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7년 만에 복원 작업이 완료되자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단원들이 1997년 제11회 경기도 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가해 장려상을 받았다.
이후 퇴계원산대놀이가 2010년 제52호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2022년 한국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사건을 계기로 남양주시민들 사이에서 퇴계원산대놀이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계원산대놀이 전승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존폐 기로에 놓였던 보존회는 민선 8기 지방정치 시대가 열리면서 반전을 맞았다.
현재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에는 예·기능 보유자 2명(연희·탈 제작), 이수자 13명(연희·반주), 전수자 3명, 전수 교육생 18명’ 등 40여 명이 속해 있다.
2023 스포츠서울 라이프특집 혁신한국인&파워코리아에 선정된 민경조 회장은 34년째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를 이끌며 남양주문화원, 남양주YMCA, 다산포럼 등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하고 언론계 오피니언 리더이자 환경활동가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 공로로 국민훈장 석류장, 남양주시 시민대상을 받았다.
퇴계원산대놀이가 제대로 전승·발전할 수 있도록 탈춤 연습 공간을 마련해주고 연희자들을 격려한 주광덕 남양주시장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낸 그는 “지역 문화예술인이 자부심을 가지고 예술 활동을 펼치려면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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