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10초에 한 번씩 웃음 포인트가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인기 웹예능 ‘워크맨’, ‘네고왕’ 등을 연출한 고동완 PD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오티비 사옥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고PD가 연출한 웹예능 프로그램 ‘워크맨’은 방송 2개월만에 1000만뷰를 돌파하며 유튜브 골드버튼을 획득했다. ‘네고왕’도 1편 공개 한달만에 5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고PD는 전작의 높은 인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때마다 부담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구독자 0명에서 골드버튼을 받은 게 벌써 4번째에요. 내가 나를 넘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컸죠.”

‘워크맨’과 ‘네고왕’은 장성규와 황광희가 유튜브 스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고PD는 “가끔 성규형이 ‘동완이 때문에 건물 샀다’고 고마움을 표하곤 한다”며 “건물 줄 수 있냐고 물어보면 ‘다른 이야기’라면서 선을 긋는다”고 웃었다.

“(장)성규형 섭외는 참 잘한 것 같아요. 방송인도 일반인도 아닌 경계에 선 것 같은 모습이 아르바이트생처럼 보일 것 같다 생각했는데 프로그램 콘셉트와 잘 맞았죠. ‘네고왕’ 같은 경우에는 기업에 대한 불만 사항을 듣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네고’(협상을 뜻하는 신조어)로 초점이 바뀌었죠. 광희 씨는 MBC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프로그램이 콘셉트와 잘 맞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전과자’ 제목때문에 섭외 꺼렸던 대학들, 이제는 앞다퉈 연락와

현재 연출 중인 웹예능 ‘전과자’와 ‘대표자’의 인기도 상당하다. ‘전과자’는 그룹 비투비 창섭이 다양한 학과 후기를 전하기 위해 전국 대학 캠퍼스를 방문하는 콘텐츠다.

서울대 방송 동아리, 고려대 응원단, 용인대 체육학과, 오산대 e스포츠학과 등 전국 여러 대학의 학과, 동아리를 방문하며 각종 정보와 재미를 선사했다. 평균 조회수 300만회를 육박한다.

“제가 학창시절 전과를 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전과자라고 놀린 게 떠올라 프로그램 이름에 사용했어요. 실제로 학생이 돼보는 콘셉트가 중박은 칠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죠. 처음에는 프로그램이 이름 따라간다는 얘기도 있다 보니 우려하는 분들이 계셨어요. ‘전과자’라는 제목 때문에 대학교 섭외도 어려웠죠. 초반에는 섭외가 정말 어려웠는데, 지금은 전국 대학교에서 연락을 주고 있어요. 곧 해외 대학에도 방문 예정입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FD로 방송활동을 시작한 고PD는 JTBC스튜디오와 달라스튜디오 등을 거쳐 지난 해 4월 오오티비로 적을 옮겼다.

지금은 두 개 프로그램 외에 새로운 OTT 예능 프로그램과 또 다른 웹 예능을 준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꾸준히 새로운 포맷의 예능을 기획하는 원동력은 메모에 있다. 고PD는 “대화하거나, 샤워하거나, 꿈을 꾸다가도 아이디어를 얻는다. 일단 생각이 나면 다 메모해놓는다. 특히 여러 분야의 기사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낸다”고 밝혔다.

‘숏폼예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고PD지만 훗날 긴 호흡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그는 “긴 호흡도 계속 재밌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당장은 후배 양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좋은 기획자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기획이 좋다’는 이야기가 가장 좋아요. 무해 하다는 이야기랑 같은 느낌이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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