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민규기자]한국 e스포츠의 세 번째 금메달이 보이기 시작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중국’이란 변수가 여전하지만 현재 기세라면 중국과 금빛승부를 펼쳐볼 만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AG 버전) 종목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했다. 만약,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중국을 제치고 대회 e스포츠 ‘종합우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대표팀은 30일 중국 항저우 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대만, 네팔, 일본과의 경기에서 랩타임 총합시간 50분37초를 기록하며 1위로 결승에 올랐다. 2위로 결승에 오른 대만(52분19초)과의 시간차를 약 2분 가까이 벌이면서 한국은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날 열린 8강에서 한국은 대회신기록인 총 랩타임 47분을 기록, 중국을 제치고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시안게임 버전은 그동안 우리가 알았던 최후의 한 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경쟁했던 것이 아니다. 올림픽 정신을 계승해 대인 사격요소가 제외되는 대신 ‘스카이다이빙과 오프로드 레이싱, 사격’ 등의 재미를 더한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4명으로 이뤄진 4개 팀이 차량을 몰고 정해진 코스를 돌면서 팀워크와 사격실력을 겨뤄 가장 빠른 시간에 통과하는 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총 4세트의 랩타임을 모두 더해 순위를 매긴다.
우리 태극전사들의 금메달 획득에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6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AG 버전으로 처음 치러진 공식 사전대회 ‘로드 투 아시안게임(RDAG) 2022’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처음 AG 버전으로 치른 대회였지만 24개국 중 최종 4위에 올랐다. 그리고 실전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기록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것. 이대로라면 10월 1일 오후 7시(현지시간)에 열리는 결승에서 한국 e스포츠 3번째 금메달이 유력해 보인다.
특히,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대회 e스포츠 ‘종합우승’ 가능성도 점쳐진다. 항저우AG e스포츠는 세부종목 7개가 치러지고 있다. 현재까지 e스포츠 종합순위는 1위 한국(금2, 동1)에 이어 태국(금1, 은1, 동1), 중국(금1, 동1)순이다. 남은 종목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몽삼국2·도타2의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하겠지만, 한국 입장에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금메달 획득이 중요하다.
이날 경기 후 만난 한국대표팀은 “아직 100% 기량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금메달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상훈 감독은 “실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우리의 100% 전력은 보여주지 않았다”며 “내일 결승에서 100% 전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만, 홍콩과 연습을 가장 많이 했는데, 대만 같은 경우는 이길 수 있다고 느껴졌다.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도 아직 제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우리도 내일 100%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포르타’ 김성현은 “떨리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팬들이 찾아와줘 도움이 됐다. 오늘 1등으로 마무리해서 기분 좋다”며 “그런데 아직 100% 전력투구를 한 것이 아니다. 결승전 잘 준비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 주장인 ‘파비안’ 박상철은 “우리 말고 다른 e스포츠 종목들이 모두 메달을 따서 기쁘다. 거기에 맞게 우리도 메달은 따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연습한대로 계속하면 내일 금메달도 문제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