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동영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과 ‘운명의 한 판’을 펼친다. 붙을 선발투수가 사실상 정해졌다. 린위민(20)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2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샤오싱의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센터 제1구장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 라운드 대만전을 치른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슈퍼라운드로 올라가도 조별 라운드 전적을 안고 간다. 한국과 대만이 올라간다고 봤을 때, 이날 패하면 1패를 기록한 상태에서 슈퍼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조별 라운드에서 대만에 패했다.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패배 당시 분위기는 악몽에 가까웠다. 같은 루트를 밟을 필요는 없다. 이기고 봐야 한다.

한국 선발은 곽빈 혹은 문동주로 좁혀진 상태다. 류중일 감독이 여기까지는 일찌감치 밝혔다. 대만의 선발도 관심이 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경기를 앞두고 “오늘 대만 선발은 좌완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선발예고제가 없다. 대신 오른손 투수인지, 왼손 투수인지만 알려주면 된다.

대만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가운데 좌완은 2명이다. 린위민과 왕옌청이 있다. 일단 왕옌청은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2군에서 뛰는 선수다. 2001년생 22살 선수로, 2020~2023년 2군에서만 54경기에 나섰다.

린위민은 현재 애리조나 마이너에서 뛰고 있다. 2022년 루키리그에서 데뷔했고, 싱글A로 올라섰다. 2023시즌 상위 싱글A에서 시작해 더블A까지 올라왔다.

더블A에서 11경기 61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마이너 통산 기록은 38경기 177.2이닝, 8승 7패, 평균자책점 3.50이다. 2023년 애리조나 유망주 랭킹 4위다. 투수 중에는 1위다.

왕옌청과 린위민을 놓고 봤을 때, 무게감의 측면이라면 린위민이 위다. 20살 어린 선수지만, 마이너에서 오롯이 선발로만 뛴 선수다.

게다가 왕옌청은 1일 태국전에 이미 등판했다. 2이닝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가 24개다. 이날 임시선발이 아니라면 나설 가능성이 떨어진다. 린위민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MLB.com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린위민은 속구 구속은 시속 143~148㎞ 정도 되고, 체인지업이 좋다는 평가다. 커브와 슬라이더 또한 강력한 무기.

대표팀도 일찌감치 린위민이 선발로 나올 것이라 내다봤다. 고척에서 진행된 국내 훈련에서도 전광판에 린위민의 영상을 틀었을 정도다.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대만의 좌완에게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가까이는 천관위(라쿠텐 몽키스)가 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때 한국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펼쳤고,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호투를 선보였다.

한국은 린위민을 무너뜨려야 수월하게 갈 수 있다. 20살 마이너리거. 공략하지 못할 대상은 아니다. 전날 홍콩전에서 타선이 주춤했지만, 8회에만 7점을 내며 흐름을 바꿨다.

혈이 뚫렸고, 이제 대만전까지 이어가면 된다. 금메달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한 판이 기다리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