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높이뛰기 1인자를 가리자.’

‘스마일 점퍼’ 우상혁(용인시청)이 다시 한번 도약한다. 우상혁은 4일 오후 8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높이뛰기 결선을 치른다. 우상혁은 2002 부산 대회에서 우승한 이진택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금메달에 도전장을 내민다.

우상혁은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급 높이뛰기 선수다. 전날 예선에서도 2m15를 1차 시기에 가볍게 넘고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단 한 번의 뛰기만으로도 결선행이 가능했다. 우상혁은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실외는 물론 실내 대회까지 연거푸 우승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항저우에 입성하기 전에 소화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도 2m35를 넘어 우승했다. 그만큼 실력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다.

경쟁자는 있다. 바로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이다. 바르심은 세계선수권 3연패를 비롯해 우상혁이 4위 한 도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현역 최고 점퍼’ 중 한 명이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더욱이 바르심은 이번 대회를 위해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1위에 올랐지만, 파이널을 건너뛰며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왔다. 그만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도 육상 소식을 다루며 ‘우상혁이 바르심의 금메달을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상혁의 올해 최고 기록은 2m35, 바르심은 2m36이다. 결선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바뀔 수 있다.

우상혁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와 현재, 우상혁의 실력과 입지는 전혀 다르다. 우상혁은 예선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모든 힘을 집중하려고 한다. 대회를 즐기면서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다”라며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그렇다고 금메달만 너무 생각하면, 힘만 들어가고 원하는 기술이나 자세 등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힘을 빼고 뛰는 게 아직 어렵지만 최대한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바르심 역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바르심은 “올해 최고 기록인 2m36을 넘는 것이 첫 목표이고 기회가 있다면 2m40까지 노릴 것”이라고 목표를 밝히면서 “당연히 내가 이기고 싶다. 아시아 선수인 우상혁이 세계적인 레벨로 올라와 매우 기쁘고, 결선에서 나와 우상혁 중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우상혁과 바르심, 양보 없는 높이 뛰기 ‘1인자’ 가리기의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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