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현역 최고 점퍼다운 실력이었다. 우리의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높았다.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2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35를 넘지 못하고 바르심(2m35)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2 부산 대회에서 이진택이 높이뛰기 금메달을 목에 건 후 21년 만에 ‘금빛도약’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이날 우상혁은 2m15에 이어 2m19도 1차 시기에 가볍게 성공했다. 바르심은 결승 첫 도약을 2m19부터 시작해 1차 시기에 가볍게 통과했다. 우상혁의 다음 높이는 2m23,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하며 환한 미소를 품고 출발해 1차 시기에서 가뿐히 뛰어넘었다. 바르심에게도 2m23은 몸풀기였다.
수많은 점퍼가 2m23을 넘지 못하고 줄줄이 탈락했다. 결선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7명이 탈락하고 5명의 대결로 좁혀졌다. 우상혁과 바르심 모두 2m26도 1차시기에 가볍게 통과했다. 2m26에서도 5명이 성공하며 2m29를 향했다.
우승 경쟁자답게 우상혁과 바르심 모두 2m29를 첫 시도에 넘었다. 인도와 태국 선수가 탈락하면서 2m31부터는 우상혁과 바르심, 신노 토모히로(일본)의 삼파전이 됐다. 그러나 이어진 2m31에서 토모히로가 물러나며 이제는 우상혁과 바르심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졌다.
팽팽한 접전. 2m33도 가볍게 통과한 두 사람에게 놓여진 것은 마의 2m35. 우상혁은 1차시기를 실패했다. 2차시기를 앞두고 우상혁은 오히려 높이를 2m37로 올리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개인 최고 기록 2m36을 넘어선 도전이다. 우상혁과 바르심 모두 2m37을 넘지 못했다. 결국 2m35를 넘었던 바르심이 우승을 차지했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명실상부한 세계 정상급 높이뛰기 선수다. 지난 예선에서 2m15를 1차시기에 가볍게 넘고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단 한 번의 뛰기만으로도 결선행이 가능했다. 그러나 강력한 경쟁자였던 바르심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마의 2m35를 넘어서지 못했다.
우상혁은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2m35를 넘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실외는 물론 실내 대회까지 연거푸 우승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항저우에 입성하기 전에 소화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도 2m35를 넘어 우승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이를 넘어서지 못하며 대회 2연속 은메달을 땄다.
막판까지 금메달 경쟁을 펼쳤던 바르심은 ‘현역 최고 점퍼’ 중 한명이다. 세계선수권 3연패를 비롯해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명실상부 높이뛰기 강자다. 아시안게임에서도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강자답게 바르심은 이번 대회에서 2m35를 넘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값진 은메달로 대회를 마감한 우상혁의 다음 시선은 올림픽으로 향한다. 도쿄올림픽에서 그는 4위로 마감했다. 지금은 실력과 입지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상혁이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향해 힘차게 도약할 2024 파리올림픽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편, 한국의 또 한 명의 점퍼 최진우는 2m15를 가볍게 성공했다. 하지만 2m19를 넘지 못했다. 1, 2차시기 모두 실패한 후 심기일전한 최진우는 마지막 3차시기에서 힘차게 날아올랐지만 아쉽게 바에 걸리며 10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