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시대가 온다.
이강인은 7일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일본과 결승전에서 선발 출전해 72분을 소화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특유의 탈압박과 날카로운 왼발 킥,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펼치며 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이강인은이제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스타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함께 유럽 명문에서 뛰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스페인 발렌시아 유스 출신인 그는 줄곧 스페인 무대에서 뛰다, 이번 시즌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프랑스 리그1 최고의 명문 파리생제르맹이다. 비록 네이마르(알 힐랄)가 팀을 떠났지만, 킬리안 음바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빅클럽이다. 리그1 우승은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팀이다.
그런 이강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중요했다. 병역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유럽파들에게 병역 문제는 중요하다. 손흥민도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소속팀 토트넘과 장기 재계약에 성공하며, 유럽 생활을 무난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다.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 감독의 만류에도 이강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이강인은 동료들보다 한참 늦은 지난달 21일에서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조별리그 1~2차전은 건너뛰었다. 파리생제르맹은 이보다 늦은 차출을 원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이강인은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선수단 숙소로 이동할 정도로 아시안게임에 ‘진심’이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선발로 36분 출전하며 예열했고, 몸상태를 조금씩 끌어 올렸다. 16강부터는 꾸준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고대하던 금메달까지 따냈다. 이강인은 2001년생으로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1999년생보다 2살 정도 어리다. 그럼에도 실력으로는 그를 능가할 선수가 없다. 그래서 별명도 ‘막내 형’이다. 내년 파리올림픽 그리고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는 나이다. 병역 특례를 받은 이강인은 다음 대회부터는 자기 경험을 유감없이 전달하며, 핵심 구실을 해낼 수 있는 존재로 우뚝 섰다.
그의 유럽 생활도 마찬가지다. 이미 이강인은 유럽에서 인정한 뛰어난 미드필더다. 파리생제르맹을 넘어 더 많은 구단이 이강인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 탄탄대로가 열린 만큼 그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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