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드디어 독일 언론에서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체력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독일 언론 스포르트1은 14일 보도를 통해 김민재의 ‘혹사’ 상태를 상세하게 거론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는 이번시즌 분데스리가 경기와 대표팀 경기의 97%를 소화했다”라면서 “앞으로도 휴식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A매치 휴식기에 김민재는 2만km를 비행해야 한다. 한국으로 날아가 싱가포르와 경기를 한 뒤 2000km를 더 날아가 중국에서 경기한다. 더 심각한 것은 바이에른 뮌헨의 다음 분데스리가 경기인 쾰른전이 금요일 밤에 있다는 사실이다. 김민재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이 경기에서도 다시 선발 출전할 것이다. 출전할 수 있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의 지적대로 김민재는 시즌 개막 후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 치른 분데스리가 11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9~10월에는 A매치 4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혹사’ 우려가 나오는 게 당연하지만 지금까지 독일 언론에서는 김민재의 출전 시간에 관해 상세하게 보도하지는 않았다. 빌트, 키커 등은 경기 종료 후마다 김민재에게 박한 평점을 줘 국내 축구 팬 사이에서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스포르트1의 이번 보도는 김민재의 ‘노예 모드’를 상세하게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유 있는 혹사라 스포르트1 보도대로 대안은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시즌을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등 세 명의 센터백으로 보내고 있다. 개막 직전 뱅자맹 파바르가 인테르 밀란으로 이적하는 바람에 한 자리에 구멍이 났다. 세 명 모두 건강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은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고 있다. 지금도 더 리흐트는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고, 우파메카노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지속해서 후반 중반에 교체해주고 있다.

결국 김민재 홀로 독박을 쓰게 된다. 문제는 김민재도 체력이 떨어져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김민재는 최근 경기에서 100% 스피드를 내지 못한다. 웬만하면 상대 공격수와의 스피드 싸움에서 지지 않는 선수인데 요새 경기에서는 1대1 싸움에서 지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경기 중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경기 후에는 체력을 모두 소진한 듯 버거워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독일 언론에서는 이 점을 주목하지 않고 김민재에게서 간혹 나오는 실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토마스 투헬 감독마저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나마 크리스토프 프룬드 바이에른 뮌헨 단장(디렉터)이 “김민재는 매 경기 90분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그렇게 집중력이 부족한 장면은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런 게 인간”이라며 옹호했을 뿐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김민재는 16일 서울에서 싱가포르, 21일 중국 선전에서 중국과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른 후 독일로 돌아간다. 복귀하면 25일 곧바로 쾰른과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100% 경기력 발휘는 고사하고 다치지만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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