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그런 장면 더 나오도록 노력해야죠.”

‘골든보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은 싱가포르를 상대로 조규성(미트윌란)과 선제골을 합작한 것을 두고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을 떠올린 것에 이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 싱가포르(FIFA 155위)와 홈경기에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해 1골 1도움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의 5-0 대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베트남전(6-0 승)에 이어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을 타파하는 데 이강인은 ‘특급 열쇠’였다. 초반부터 쉴 새 없이 현란한 개인 전술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크로스를 올린 그는 전반 44분 결실을 봤다. 오른쪽 측면에서 칼날 크로스를 시도했고, 조규성이 달려들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선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들어 이강인은 황희찬의 두 번째 득점 때도 기점이 됐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 2명 견제에도 현란한 개인기로 따돌렸다. 그러다가 마지막 순간 넘어졌는데 조규성이 공을 이어받아 크로스했고 황희찬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이후 황의조의 페널티킥 추가골 때도 설영우에게 절묘한 뒤꿈치 패스를 내줘 상대 반칙을 유도하기도 했다. 4-0으로 앞선 후반 40분엔 직접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강인은 “다음 월드컵까지 첫 발걸음이었는데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며 “열심히 뛰어준 형들, 코치진, 많이 응원해준 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2-3 패)에서도 왼쪽 측면에서 정교한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 만회골을 도운 적이 있다. 이강인의 월드컵 첫 공격포인트였다. 이에 대해 “항상 훈련할 때 (클린스만) 감독께서 많이 강조하는 게 잘 나온 것 같아 기쁘다. 그런 장면이 더 나오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클린스만호 체제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 못지 않은 존재 가치를 뽐내고 있다. 특히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뒤엔 활활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A매치 2연전(튀니지·베트남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모두 골 맛을 봤다. 이날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또 그 사이 소속팀 PSG에서도 공식전 2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공격포인트 제조기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당연히 공격포인트를 하면 선수는 기쁘다. 그러나 팀이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또 ‘성장세를 느끼냐’는 말엔 “그런 것을 느끼는 것보다 매 훈련, 경기마다 좋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며 “우리 팀을 팬들이 믿어주시고 더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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