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모든 암이 다 그렇지만 특히 췌장암은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다. 다른 암에 비해 발생 빈도는 낮지만 조기 진단이 어렵고 주변 장기로 쉽게 전이되기 때문이다. 특히 5년 생존율은 15.2%(중앙암등록통계 2016~2020년 기준)에 불과해 국내 10대 암 중 가장 낮다.

50대에 접어들었다면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췌장암 전체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50대가 1만379명으로 40대(3331명)보다 약 3배나 많았다. 또 여성의 경우도 50대 환자가 8014명으로 40대(2776명)보다 약 2.8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췌장은 복강 내 장기 중 가장 안쪽에 위치해 암 조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 많이 진행된 상태로 진단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비만, 당뇨, 만성 췌장염 등을 앓고 있는 50세 이상 고위험군이라면 췌장암 정기검진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조기 발견 어려운 췌장암…흡연과 당뇨, 만성 췌장염 등이 주요 위험인자

췌장은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있는 약 15㎝ 길이의 장기로, 소화에 관여하는 췌액과 혈당 조절 호르몬인 인슐린 등을 분비한다. 특히 췌장은 질환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소화불량이나 명치끝 쪽 통증으로 대증적인 치료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등과 허리에 생긴 통증으로 약을 한참 먹다가 CT를 찍어보고 나서야 발견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췌장암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과 당뇨, 만성 췌장염 등을 주요 위험인자로 본다. 실제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최대 5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는 췌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또 췌장암으로 인해 당뇨가 생기기도 한다.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약 30% 정도로 일반인의 3배 이상이다. 또한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도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만성 췌장염과 가족력, 나이도 위험인자로 꼽힌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예후 또한 좋지 않으며, 수술도 여러 혈관이 복합하게 얽혀있어 매우 까다롭다. 실제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약 20%만 수술이 가능할 정도다. 따라서 발병률이 급증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라면 위험인자를 피하고, 췌장암 고위험군이라면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책이다.

◇위험인자 제거하고, 고위험군 정기검진 필수

한 달 이상 소화불량 증상이 나타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소화와 영양소 흡수가 안 돼 이유 없이 살이 빠지고 소화불량 증세가 나타난다.

가족력이 없는데도 갑자기 혈당 조절이 안 돼 당뇨병 진단을 받은 경우도 췌장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췌장은 혈액 내 포도당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돕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하지만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혈액 내 포도당이 넘치는 당뇨병 증세가 나타난다.

이 밖에도 명치 아래나 옆구리, 등과 허리 쪽 통증이나 황달 증상도 췌장암 증상이니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췌장암은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위험인자들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췌장암을 일으키는 주요 인자인 담배는 반드시 끊는 게 좋다. 또 음주 자체는 췌장암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만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금주나 절주해야 한다. 만성 췌장염도 췌장암 발생을 높이는 위험 인자기 때문이다.

식생활은 고지방과 고열량 식사를 피하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꾸준한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당뇨나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다면 식습관과 생활 습관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손효문 부원장은 “췌장암 사망률은 지난 10년 새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 위암 사망률을 넘어섰을 정도로 높다”며 “복통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기 전에 위험인자가 있는 분들은 정기적으로 초음파와 복부 CT 검사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colo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