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기자] 배우 한동희가 청초한 비주얼 이면의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자랑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 기사 오택이 고액을 제시하는 묵포행 손님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한동희는 극 중 금혁수(유연석 역)의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자 뮤즈 윤세나로 분했다. 파멸의 전조를 풍기며 연극 ‘오셀로’ 속 데스데모나가 죽음에 이르는 장면을 연기하는 윤세나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곁에 누구도 다가오는 것을 반기지 않았던 윤세나였지만, 자신에게 다가온 금혁수에게만큼은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금혁수와의 일탈은 윤세나로 하여금 짜릿한 감각을 경험케 했다. 탈의실 캐비닛 안에 살아 있는 쥐를 넣어 두고 들킬세라 숨죽여 웃는가 하면,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고는 치솟는 불길에서 환희를 발견하는 등 해방감을 만끽한 윤세나. 금혁수에게 아빠의 교통사고를 사주하기까지, 심한 외상을 입은 아빠를 보고도 한 톨의 죄책감 없이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윤세나의 모습은 절로 고개를 젓게 했다.
그러나 이내 윤세나가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상황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첫사랑이면서도 다시없을 소울메이트나 다르지 않던 윤세나의 배신은 금혁수에게 큰 충격과 좌절감을 안겼고, 이는 곧 금혁수가 무자비한 연쇄살인마가 된 데 있어 결정적인 방아쇠로 작용했다.
이처럼 한동희는 ‘운수 오진 날’에서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청초한 비주얼 너머 도발적인 에너지와 사이코패스적 면모를 뽐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유연석과는 쫄깃하고도 위험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자신의 존재감을 촘촘히 새겨 넣었다. 신예답지 않은 안정적인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며 ‘주목받는 유망주’로서 연기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한동희. 그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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