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피겨계 기대주들이 미래를 밝히고 있다. 일본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지만, 남녀 선수가 동시에 시상대에 오르면서 피겨계가 미소 짓고 있다.

피겨 남녀 싱글 ‘차세대 주자’ 김현겸(한광고)와 신지아(영동중)는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출발이 좋았다. 둘은 프리스케이팅에 앞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동반 1위에 올랐다. 김현겸은 기술점수(TES) 41.24점, 예술점수(PCS) 35.77점을 합해 77.01점을 받아 선두로 나섰다. 첫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실수 없이 연기했고,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쿼터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동시에 나와 GOE 1.06점이 깎였다. 하지만 이후 연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신지아도 마찬가지다. 그는 TES 38.41점, PCS 30.67점을 합해 69.08점을 받았다. 첫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착지가 불안정해 수행점수(GOE) 0.23점이 깎였지만 이후 펼쳐진 연기에서는 가산점 등을 챙기면서 시마다 마오(일본)를 0.81점 차로 제쳤다.

이어진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김현겸은 TES 75.03점, PCS 72.57점, 감점 1을 합쳐 146.60점을 받았다. 쇼트에서의 점수를 합쳐 총점 223.61점으로 2위가 됐다. 나카타 리오(일본·227.77점)에게 4.16점 차로 역전 우승을 내줬지만 김현겸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일구면서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찍었다.

종전까지 한국 남자 선수의 역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최고 성적은 지난 2016~2017시즌 차준환(고려대)의 동메달이었다. 김현겸은 7년 만에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신지아는 2년 연속 이 대회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TES 68.18점과 PCS 63.49점을 합쳐 131.67점을 받았다. 쇼트에서 2위였던 마오(총점 206.33점)에게 밀렸지만 ‘피겨퀸’ 김연아 이후 18년 만에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년 연속 시상대에 오른 것이다.

피겨계가 웃는다. 둘은 피겨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특히 김현겸은 올시즌 치른 주니어 대회서 눈에 띄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국제 메이저대회서 첫 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어 헝가리에서 열린 5차 대회에서는 쿼드러플 토룹을 처음으로 공인받았고, 프리와 총점에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함과 동시에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의 활약에, 피겨계는 미소 지을 수밖에 없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