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일상생활 중 이유 없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한 ‘부정맥’은 진단이 쉽지 않다.

증상 발생을 예측할 수 없고, 지속시간도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막상 병원에 가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두근거림의 원인을 신경정신질환으로 오인해 안정제 등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발작성 부정맥이 제대로 진단되지 못해 방치될 경우 심장 돌연사 등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부정맥 진단은 흉부 엑스레이 촬영과 심전도, 심장 초음파,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 24시간 홀터 심전도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서 진단해 볼 수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강기운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을 진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심전도 검사로 심장에 흐르는 미약한 전류를 수 초 동안 기록한 파형을 분석해 심장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상이 드물게 나타나고 지속시간이 짧거나 즉시 검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의 경우에는 부정맥 진단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증상을 예측하기 어렵고 지속시간이 짧을 경우 24시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의 리듬과 맥박을 기록하는 ‘홀터 심전도검사’나 침습적인 ‘이식형 루프기록계’ 등을 사용해 볼 수 있다.

‘홀터 심전도검사’는 심전도 기록계를 부착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의 전기적 상태를 기록하는 검사로 보통 24시간 관찰하는 검사를 시행하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 더 긴 시간 기록하는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침습적 ‘이식형 루프기록계’는 부정맥으로 인한 실신이 의심되나 다른 비침습적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 환자에게 삽입하는 기록기다. 몸속에 삽입된 기록기는 수년 동안 환자 심전도의 리듬과 맥박을 관찰해 부정맥이 나타나면 자동으로 심전도를 기록한다.

이런 검사로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침습적 ‘전기생리학검사’를 통해 부정맥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전기생리학검사’란 대퇴 정맥 등을 통해서 여러 형태의 전기적 카테터를 심장 내로 위치시키고 심장 각 위치에서 확인되는 전기회로를 확인하고 전기적 자극을 발생시켜 부정맥을 진단하는 검사다.

강기운 교수는 “심장의 맥박이 비정상적 상태인 부정맥의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나거나 자각하기가 힘들어 심전도검사나 24시간 또는 수일간 검사를 하는 홀터 심전도검사로는 진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체내에 이식해 검사하는 ‘이식형 루프기록계’를 심장 앞부분 피부밑에 이식해 연속적으로 심전도를 측정해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2023년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의 부정맥 발생 사전 감지에 기존의 24시간의 ‘홀터 모니터링’보다 30일 동안 진행하는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가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검사는 24시간 홀터 보다 착용이 보다 간편한 게 특징이다. 특히 최소 3일에서 최대 2주까지 착용할 수 있어, 착용하는 동안 심장 리듬 및 맥박 모니터링을 통해 발작성 부정맥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유럽의 5개 병원에서 심방세동 또는 심장 돌연사의 발생위험을 계층화하기 위해 비후성 심근병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30일 동안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 시 모든 부정맥 진단율은 65%였으나, 24시간 홀터 모니터 검사 동안에는 11%에 그쳤으며, 심실빈맥 또한 진단율은 30일 동안 모니터링 시 62%였지만 첫 24시간 동안에는 8%에 그쳤다.

강기운 교수는 “지속적인 ‘확장 심전도 모니터링’과 ‘이식형 루프기록계’ 검사 및 전기생리학검사를 통해 발작성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다른 형태의 부정맥 발생 및 심장 돌연사, 심부전 발생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평소에 갑자기 맥박이 너무 빨리 뛰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이나 호흡곤란, 현기증, 실신 등의 증상이 있으면 부정맥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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