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한마디로 정의하면 지드래곤의 양다리였다. 결국 '스포츠서울'이 지드래곤의 결단을 이끌어냈다.”
지난 20일, ‘스포츠서울’이 단독 보도한 ‘‘마약 누명’ 벗은 지드래곤, 갤럭시 안간다…YG 복귀 유력’라는 기사를 읽은 연예관계자들의 총평이다.
'스포츠서울'은 복수의 가요관계자 취재를 토대로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5일 한 경제지가 보도한 갤럭시코퍼레이션(이하 갤럭시)과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가요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었다.
하지만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전송된 뒤 상황이 반전됐다. 갤럭시는 본지 보도 뒤 지드래곤이 참석하지 않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YG는 지드래곤과 전속계약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YG식 화법은 분명하다. 사실이 아닌 사안에 대해서는 “아니다”지만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하곤 한다.
실제 본지 확인결과 지드래곤은 YG와 음반 발매 관련 전속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계약서 초안이 마련됐고 사인을 날인하기 직전이었다. 하필 그 시점에 마약투약의혹 사건이 터졌다. YG는 지드래곤이 소속가수가 아니라며 사실상 ‘손절’했다. 한 가요관계자는 “YG입장에서는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드래곤을 앞장서서 두둔하기 힘든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측의 관계에 균열이 생긴 틈을 타 등판한 게 갤럭시다. 갤럭시 최용기 대표는 1989년생으로 지드래곤보다 1살 동생이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했다는 전언이다. 지드래곤의 마약사건이 터진 후 그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법률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도 갤럭시와 최대표다.
이후 경제지를 통해 갤럭시와 지드래곤의 전속계약설이 보도됐다. 이 기사에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상당히 분노했다고 한다. 그는 지드래곤에게 “갤럭시와 관계를 깨끗이 정리한 뒤 계약하자”고 제안했다.
지드래곤에게 YG는 친정이자 고향이다. 초등학생시절부터 인생의 절반 이상을 YG에 몸담았다. 지드래곤 역시 자신이 음반활동을 할 때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경험이 없는 신생회사보다 YG가 편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YG도 지드래곤이 필요했다. YG는 최근 블랙핑크 완전체와 계약에 성공하고 새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를 데뷔시켰다. 다만 블랙핑크 멤버들과 개별 계약은 미정이며 갓 데뷔한 베이비몬스터도 아직까지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때문에 YG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이자 음악, 패션 등을 아우른 ‘시대의 아이콘’이자 지드래곤과 다시금 계약한다면 YG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지드래곤은 어려울 때 자신한테 손을 내밀었던 갤럭시 측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지 못한 채 미적대며 양사에 답을 주지 않았다. YG에 대한 서운함이 큰 것도 한몫했다.
결국 본지 보도가 양측의 결단을 촉구한 셈이 됐다. YG는 이날 “지드래곤의 새로운 출발에 축복이 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팬 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이 문구는 양 대표 프로듀서와 지드래곤이 협의를 거친 결과물로 전해졌다.
한편 지드래곤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갤럭시 기자회견을 통해 2024년 마약 퇴치 등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새 앨범으로 컴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불참했고 갤럭시 측이 그가 쓴 편지를 대독했다. YG를 떠나 새 둥지에서 시작할 지드래곤의 인생2막에 가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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