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부상 악령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생애 첫 가을야구에서 부상 투혼으로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끌었다. NC 주전 3루수로 우뚝 선 서호철(27) 얘기다. 그는 “내가 나아갈 방향을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서호철은 2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시즌 후) 발목 재활과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부터 기술훈련을 시작할 것”이라며 “재활 덕분에 발목 상태도 좋아졌다. 러닝도 하고 운동하는데 문제 없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이 끊이지 않아 우여곡절을 겪었다. 개막 초반인 4월 SSG전에서 서진용의 공에 머리를 맞았고, 9월 두산전에서는 김강률의 공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시즌 막판에는 발목 인대 부상까지 겹쳤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올시즌 114경기에서 타율 0.287 5홈런 41타점 50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 ‘투혼’으로 PO 진출 일등 공신이 됐다. 인대 부상으로 발목이 온전치 않았지만, 연일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두산과 와일드카드결정전(WC) 1차전 4회말 역전 그랜드슬램을 비롯해 3안타(1홈런) 6타점으로 준PO 진출을 이끌었다. SSG와 치른 준PO에서도 세 경기에서 타율 4할에 3타점으로 3전승 업셋에 힘을 보탰다. 처음 밟은 가을무대서 최고의 활약을 뽐낸 것.

서호철은 “지난해 처음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내가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받았다”며 “자신감도 생겼다. 지난해 잘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만 갖고 올시즌 준비하겠다. 가을야구 경험도 쌓았으므로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NC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주전 3루수로 거듭났다. 그는 “아직 부족하다. 주전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유력한 것이 사실.

그는 “아직까진 내가 주전 3루수가 아닌 것 같다. 그저 기회를 많이 받은 것일 뿐”이라고 자세를 낮추며 “다른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주전이다. 기회를 받은만큼 꽉 잡고 싶다. 주전이 되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본격적인 해외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다. 부족하다고 느낀 수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면서 선배들에게서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목표다.

서호철은 “재활이 최우선이다. 이달부터 기술훈련을 시작해 스프링캠프에선 바로 실전모드로 전환해 빨리 적응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캠프에선 수비를 더 강화하고 싶다.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타석에선 경기 흐름을 읽어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다. 훈련때부터 집중해야한다. 너무 치고 받는 스타일이라 세심한 플레이에 약하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공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재활 훈련 탓에 남들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한 번 뛸 것을 두 번, 세 번 더 뛰었다.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마무리캠프 시작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미리 재활을 마치고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라며 “상태도 좋고 생각보다 잘 올라오고 있다.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해서 풀타임을 뛰는 것이 목표다. 규정타석도 채우고 싶고 다시 가을야구도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