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이번엔 진짜 ‘몬스터’의 실력을 만날 수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했다. 대회 직전 종아리를 부상해 정상 컨디션으로 나서지 못했다. 때문에 김민재는 제대로 훈련도 소화하지 못했고, 컨디셔닝에 집중하며 경기에만 출전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 했다. 훈련 대신 구석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김민재의 카타르 일상이었다.

김민재는 매번 종아리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로 악전고투 속 출전을 강행하다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 결장했다. 16강 브라질전에서는 대패를 막지 못했다. 김민재도, 의무 스태프도 대회 내내 고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나폴리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경기력, 컨디션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부상이 더 아쉬웠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도 부상으로 엔트리 진입에 실패했던 김민재로서는 큰 대회 전에 반복해서 부상을 당하는 아픈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1년2개월 만에 다시 ‘약속의 땅’ 카타르로 향한다. 이번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과는 상황이 다르다. 김민재는 큰 부상 없이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있다. 휴식 시간도 충분하다. 지난 12월21일 볼프스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를 끝으로 휴식을 취했다.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배려로 충분히 쉬면서 연말을 보냈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분데스리가 15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를 모두 소화했고, 9~11월에는 A매치 6경기까지 뛰며 소진한 체력을 회복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김민재는 2일 훈련 캠프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동료와 함께 출국했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인 바레인전은 15일 열린다. 6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을 한 차례 치르며 실전 감각을 회복할 기회도 있다. 훈련이나 평가전 도중 부상하지 않는다면 건강한 상태에 아시안컵에 임할 수 있다.

한국은 미드필드, 공격 라인에 비해 수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공격 쪽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필두로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턴),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파가 즐비하다. 공격 라인업은 화려하지만, 수비수 중 유럽파는 김민재 한 명뿐이다. 김지수(브렌트퍼드)가 있긴 하지만, 아직 1군 데뷔 전이다. 아시안컵에서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낮다.

결국 김민재가 수비 라인을 이끄는 리더를 담당해야 한다. 올해에는 이 역할을 잘 해냈다. 지난 9월 이후 치른 A매치 6경기에서 대표팀은 모두 무실점했다. 김민재가 모두 선발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한 게 한몫했다.

김민재는 출국 전 열린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까지 받아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했다. 지난해 세리에A 베스트 수비수상, 발롱도르 22위 등극 등 상복의 기운을 이어갔다. 김민재뿐 아니라 전체적인 스쿼드가 어느 때보다 탄탄한 만큼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