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오는 3월 15일 폐관예정이던 ‘학전’의 33년 역사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다.

지난 2021년 SBS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를 제작한 음악콘텐츠기업 일일공일팔이 기획을 맡은 가운데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이동원PD, 지난 2011년 MBC ‘놀러와-쎄시봉’ 특집, SBS ‘집사부일체’ 등을 집필한 김명정 작가 등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뭉쳤다.

일일공일팔의 최정윤 대표는 7일 ‘스포츠서울’과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연말 ‘학전’이 폐관된다는 소식에 안타까워하던 방송관계자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의기투합했다”며 “‘학전’을 세운 김민기 선생의 정신을 방송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침이슬’의 김민기가 1991년 3월 15일 설립한 ‘학전’은 대학로 공연문화의 산실이다. 배울 학(學)에 밭 전(田) 자를 쓰는 이곳은 이름처럼 예술가들의 ‘못자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동물원, 들국화, 강산에, 장필순, 박학기, 권진원, 유리상자 등이 학전 공연을 통해 성장했고 故김광석은 이곳에서 1000회 공연을 펼쳤다.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일명 ‘독수리 오형제’ 배우를 배출했다.

최근 KBS2 ‘더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에 출연한 배우 이정은도 학전에서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섰다. ‘지하철 1호선’이 지난 달 31일 종영한 가운데 이달 12일부터 어린이극인 ‘고추장 떡볶이’가 어린이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달 28일부터 폐관 전날인 3월14일까지 학전의 폐관을 아쉬워하는 가수와 배우들의 릴레이공연 ‘학전 어게인’ 공연이 이어진다.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방송 당시 김민기 학전 대표와 인연을 맺은 최대표는 “예술가를 위한 못자리 역할을 한 학전과 김대표는 한국대중문화계에 지대한 공을 끼쳤다. 학전이 있기에 방탄소년단, ‘기생충’과 같은 글로벌 K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며 “학전이 곧 김민기라고 할 정도로 예술가들과 어린이 공연을 위해 힘을 쓴 지난 33년의 역사를 돌아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곳곳에 남겨진 김민기 선생의 발자취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학전 폐관 소식에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공간을 재정비한 뒤 청소년과 가수 등을 위한 공연무대로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민기 대표는 문화예술위원회 측에도 학전이 추후 어린이극과 청소년극의 메카로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전’ 다큐멘터리는 상반기 중 지상파 채널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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