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한국전력이 지난해 채용 문을 좁히면서 청년 일자리 수백개가 줄어들었다. 16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에서는 작년 744명의 임직원이 퇴직했다. 하지만 신규 채용은 이보다 478명 적은 266명에 그쳤다.

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2023년 말 한전 임직원은 2만3050명(이하 현원 기준)으로 전년 2만3630명보다 580명 줄었다. 현원 변동에는 정원 증감에 더해 휴직·정직자 증감 상황까지 함께 반영된다.

송·배전망 건설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력 인프라를 책임지는 한전의 임직원 수는 2020년 이후 2만3000명 선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한전의 채용 축소는 심각한 재무 위기에 따른 결과다. 한전 관계자는 “지역 사무소 조정 같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 등을 고려해 퇴직으로 난 빈자리의 채용이 일부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형 공기업인 한전의 경영난은 지역 인재를 포함한 청년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5년 새 많을 때 한 해 700명 이상의 채용형 청년 인턴을 채용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11월 187명의 채용형 청년 인턴만 채용했다.

채용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체험형 인턴도 많을 때는 한 해 1700명 이상 뽑았지만, 작년 선발 인원은 181명에 그쳤다.

한전은 퇴직자 자리를 제때 채우지 못할 정도로 큰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지만,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판매한 한전은 2021∼2022년 38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심각한 재무 위기에 빠져들었다.

꾸준한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에 한전은 최근 가까스로 손익 분기점을 넘기는 상황이다.

다만 대규모 부채에 따른 하루 이자만 130억원에 달해 한전이 올해부터 연간 4조∼5조원의 이익을 낸다 해도 모두 이자 지급에 써버리고 200조원대 빚은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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