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만화 ‘브레드 앤 버터’, ‘모래시계’ 등을 집필한 일본 만화가 아시하라 히나코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은 아시하라 히나코가 겪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KBS2 ‘고려 거란 전쟁’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아시하라 히나코는 지난 28일 개인 채널에 “공격하고 싶었던게 아니었다.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실종됐다. 이어 29일 숨진 채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다.
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은 아시하라 히나코의 사망과 관련,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니혼TV ‘섹시 다나카 씨’의 대본을 집필한 아이자와 도모코를 비롯한 제작진과 첨예한 갈등이 원인이 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아이자와 도모코 가는 지난해 12월, ‘섹시 다나카 씨’의 마지막 방송을 알리며 “마지막엔 각본도 쓰고 싶다는 원작자의 희망이 있어 급하게 협력하게 됐다”며 “이번 일로 드라마 제작이 나아가야 할 방향, 각본가의 존재의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 괴로운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는 ‘섹시 다나카 씨’의 9, 10화 내용이 아쉬웠던 것과 맞물려 일본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됐다. 이에 원작자인 아시하라 히나코는 개인 채널과 블로그에 “‘섹시 다나카 씨’는 장난기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 만화로 보이지만 자기긍정감이 낮아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강하게 다가가는 것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벨리댄스 종사자들의 마음과 공명하며 그려나간 만화”라며 드라마에도 이런 마음이 담기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작에 충실하지 못하면 원작자인 제가 수정하고 드라마와 만화의 결말을 다르게 할 것을 조건으로 세웠다. 다소 과한 조건이었지만 방송국은 해당 조항들을 받아들였다”며 “그런데 드라마가 방송되며 위의 조건들이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출판사에 끈질기게 요청해서 9, 10화 각본을 제가 집필하게 됐다. 처음인데다 연재가 겹쳐 제대로된 각본을 쓰지 못한 것 같아 시청자들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결국 아시하라 히나코가 사망하자 여러 일본 만화작가들은 고인을 추모하며 방송업계를 비판했다. 특히 ‘노다메 칸타빌레’의 니노미야 토모코 작가는 “내 작품을 가장 아끼는 건 나라고 통곡했던 날이 기억나서 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개인채널에 게재했다. 일본 누리꾼들 역시 “‘노다메 칸타빌레’ 드라마화 성공의 배경에는 원작자의 강한 입김이 있었다”고 옹호했다.
‘섹시 다나카 씨’를 방송한 니혼TV 측은 “원작자의 의견을 통합해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이런 일이 있어 유감이다”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나며 대중의 반발을 샀다.
많은 국내 팬들은 이 사건이 최근 원작자와 제작진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따.
누리꾼들은 “이게 결국 현재 ‘고거전’의 다툼과 유사하다. 정말 다를 게 없다”, “일본 각본가도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 등 인기 작품을 집필했다는데 ‘태종 이방원’ 대본을 썼다는 ‘고거전’ 각본과 비슷하다” 등의 의견을 내며 일본의 ‘고거전’ 사태라 명명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