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프로 스포츠도 예전에는 특정 팀에서 데뷔하고 유니폼을 벗은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 시대가 찾아오면서 한 팀에서 데뷔하고 은퇴하는 선수는 매우 드물어졌다. KBO리그도 FA 시대가 되면서 원클럽맨은 문화재급이 됐다.
7일 메이저리그는 팬들의 관심을 끈 2개의 대형 뉴스가 터졌다. 원클럽맨 선택이었다.
오전에 LA 다저스 좌완 클레이튼 커쇼(35)가 구단과 계약에 합의했다는 것이었다. 올 후반기에 복귀할 커쇼는 계약에 2025년 선수 옵션을 포함했다. 2008년에 데뷔해 다저스에만 17년째가 된다.
이어 오후에 휴스턴 애스트로스 2루수 호세 알튜베(33)의 5년 1억2500만 달러 연장 계약이다. 알튜베 역시 2011년 휴스턴에서 데뷔했다. 계약이 종료되는 2029년 39세가 된다. 휴스턴맨으로 남게 된다.
둘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행이 유력한 레전드급이다. 커쇼는 사이영상 3회, MVP 1회, 월드시리즈 우승 1회 등이다. 알튜베는 타격왕 3회, 한 차례 MVP를 받았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2개다.
커쇼의 다저스와 연장 계약으로 후반기 복귀할 때 현역으로 한 팀에서 가장 오래 활동하는 선수가 된다. 신시내티 레즈 1루수 조이 보토가 지난 시즌까지 17년으로 최장이었다. 2023시즌을 끝으로 구단은 은퇴로 받아들였지만 보토는 현역을 연장하려고 FA로 머물러 있다.
알튜베,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살바도르 페레스(KC로열스), 찰리 블랙몬(콜로라도 로키스) 등이 커쇼에 이어 한 팀 14년째가 돼 두 번째 최장기다.
MLB 2023시즌 기준 한 팀에서 10년 이상 활동하고 원클럽맨으로 현역을 마무리한 선수는 총 189명이다. MLB를 거친 선수는 총 23,114명이다. 원클럽맨을 최다 배출한 팀은 뉴욕 양키스다. 26명이다. MLB를 상징하는 명문 클럽답다. 샌프란시스코(뉴욕 메츠) 자이언츠는 내셔널리그 최다 15명을 배출했다.
특정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약한 레전드는 2명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3루수 브룩스 로빈슨과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칼 야스트라짐스키로 23년 뛰었다. 나란히 명예의 전당 자격 첫해에 입성했다.
그러나 원클럽맨을 배출하지 못한 팀도 있다. 대부분 1960년대 이후 창단된 신생팀이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올해 명전에 가입한 토드 헬튼 때문에 1명 배출했다. 헬튼은 17년 뛰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이애미 말린스, 탬파베이 레이스, 텍사스 레인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5개 팀은 10년 이상 활동한 원클럽맨을 배출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드, FA로 이적이 워낙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NBA는 10년 이상 원클럽맨이 총 43명 배출됐다. 최장수 레전드는 댈러스 매버릭스 파워포워드 더크 노비츠키로 21년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20년 동안 LA 레이커스를 지켰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팀 던컨과 유자 재즈 포인트가드 존 스탁턴이 19년으로 이 부문 3위다. 현 TNT 해설자인 레지 밀러는 18년 동안 인디애나 페이서스 유니폼을 입었다.
존 스탁턴의 콤비를 이룬 파워포워드 칼 말론은 원클럽맨이 좌절됐다. 18년 동안 유타 재즈에서 뛰고 2003-2004시즌 숙원 우승을 위해 LA 레이커스로 연봉 100만 달러를 받고 이적했다. 주도권을 놓고 샤킬 오닐과 코비 브라이언트 둘이 으르렁거려 우승도 이루지 못했다.
센터 하킴 올라주원도 휴스턴 로키츠맨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17년을 휴스턴에서 활동하고 마지막 1년을 토론토 랩터스에서 현역 은퇴했다.
원클럽맨은 지속적인 톱클래스 기량 유지와 부상이 없어야 가능하다. 팬들은 워클럽맨을 사랑하고 대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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